삼성重 해양플랜트 등 내년 1분기 수주 가시권
현대重·대우조선은 정부 발주 기대
탱커, 컨선 등 중심 중형 조선사간 수주 경쟁 전망
[뉴스핌=조인영 기자] 선박 수주 물꼬가 내년부터 트일 전망이다. 공공선박 조기발주와 친환경선박 교체수요, 해양플랜트 건조계약이 가시화되면서 하반기부터 회복 사이클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주력선종인 가스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해양플랜트에서, 성동조선, 현대미포조선 등 중형조선사들은 중형급 상선에서 각각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조선사들의 수주회복을 위해 군함과 경비정, 기타 관공선 등의 발주를 앞당기고 있다.
<자료=클락슨리서치 자료 재구성> |
현대중공업은 최근 방위사업청과 해양경비안전본부로부터 잠수함 1척, 경비함 1척 등 2척을 수주하며 7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대중공업은 특수선에서만 6척(1조6000억원)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8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해군의 차기 고속상륙정(LSF-Ⅱ) 2척을 1524억원에 수주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해군의 항무지원정(HUB) 2척을 비롯해 차기고속정(PKX-B) 3척을 낙찰받았고, 국민안전처로부터 500톤급 경비함 5척 수주하며 올 하반기에만 12척의 함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대선조선은 해양수산부가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를 지원받아 한일고속이 발주한 160m급 연안 카페리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대비한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박 발주와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해양플랜트 수주 재개가 가시화될 전망으로, 각 주력선종별로 대형사들과 중소형사 수주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대부분의 선박 건조가 가능하지만 특히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과 1만TEU급 이상 초대형컨테이너선, 30만DWT 이상 탱커 및 해양플랜트 등에 강점을 갖고 있어 각 선종을 중심으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 인도량은 현대중공업 55척(현대미포+삼호 포함), 대우조선 13척, 삼성중공업 8척으로 '빅3'가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에서도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에서 현대중공업(현대삼호 포함) 11척, 대우조선 11척, 삼성중공업 12척으로 중형조선사들을 앞서고 있다.
해양플랜트 역시 STX조선을 제외하면 '빅3'만 인도 실적을 갖고 있다.
해양플랜트 등 내년 초 수주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사 ENI가 진행하는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계약을 기대했으나 내년 초로 넘어간 상태로, 최종 낙찰 시 25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이게 된다.
이 외에 영국BP사가 발주하는 12~13억달러 규모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와 노르웨이 호그LNG사로부터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 1척 수주가 유력하다.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발주할 2억달러 규모의 중형 유조선(4척)과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8억달러 규모의 LNG선(4척) 수주도 인수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일반상선과 더불어 대형 군함 및 잠수함에서 추가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등 중형조선사들은 원유 감산 합의 등으로 중형석유제품운반선(PC선) 등의 발주 움직임이 제기되면서 희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3만~6만DWT급 탱커선만 36척을 인도하며 명실상부 PC선 강자로 올라섰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중동 및 동남아 지역 물동량 개선 움직임으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선사들의 발주도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내년 하반기 최대 10척의 선박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19일 "반선되는 소형선 5개와 중형 2척이 하반기에 몰려있다. 탱커는 VLCC가 3~5척 정도로, 대형선박의 경우 기술적인 검토가 끝나면 국내 조선소에 발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형급 상선은 현대미포조선 외에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이 주로 제작한다. 탱커의 경우, 15만톤급 이상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 대우조선, 성동조선에서 인도됐다.
건화물선인 벌커(15만톤급 이상)는 올해 현대삼호중공업, 성동조선, 한진중공업 등에서 인도되면서 이들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발주량은 올해 보다 182% 늘어난 430척으로 예상했다. 이중 70%를 한국이 가져갈 것으로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선박 발주는 MR탱커와 파나막스급 탱커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탱커선이 가장 유망하며 VL탱커와 3000~8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2020년 선박 황산화물(SOx) 규제로 정부가 LNG선박 건조 역량을 높이기로 하면서 LNG추진선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연료에 포함된 황산화물 배출량의 상한선 비율을 2020년부터 현행 3.5%에서 0.5%로 대폭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선사들이 LNG선을 새로 발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해체량 증가, 노후선박 발생, 2018년 선박평형수 등 친환경선박 이슈로 바닥을 보였던 선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화주들은 내년 선가를 저점으로 보고 상반기 이후부터 발주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