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코리아펀드, 수익률 최악인데 자금 1년만에 순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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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에라 기자] 올해 수익률이 한때 -25%까지 떨어져 체면을 구긴 존 리 대표의 메리츠자산운용이 최근 해외 연기금 자금 1300억원 가량을 유치했다. 또 이 회사의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로도 1년여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국민연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중소형주 주가가 오르자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메리츠코리아펀드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해외 연기금은 당초 밝혔던 스타일대로 자산을 운용하면 장기 관점에서 투자자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는 이달들어 188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동양모아드림인덱스자1(주식-파생)C-e'에 이어 자금유입 규모 2위이며, 주식형 액티브펀드로만 따지면 1위다.
또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만 보면 월별 기준으로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입된 것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다른 펀드인 '메리츠코리아스몰캡[주식]종류A'로도 47억원이 유입됐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작년과 달리 올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출시 이후 수익률이 50%를 웃돌았지만 올들어 상황이 정반대로 뒤바뀌었다. '메리츠코리아'는 금년초 이후 -22.80%, '메리츠코리아스몰캡'은 -24.58%로 일반주식형펀드 평균(-3.99%)에 비해 훨씬 부진했다.
수익률이 악화되자 연초 이후 '메리츠코리아'에서 2245억원, '메리츠코리아스몰캡'에서 518억원이 각각 유출됐다.
지난해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바이오, 화장품 관련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관련주 주가가 급락한 게 수익률 악화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주 저가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벤치마크(BM)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폐지하자 연기금이 중소형주를 사고 있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단기 수익률도 조금씩 회복세다. 이달만 보면 '메리츠코리아'와 '메리츠코리아스몰캡'은 각각 2.59%, 3.51%의 성적을 거뒀다. 중소형주 강세와 이에 따른 수익률 회복이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해외 연기금이 최근 1300억원 가량을 메리츠자산운용에 일임 운용을 맡겼다.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는 "최근 외국 투자자로부터 13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맞다"면서 "펀드가 투자한 종목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중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마켓(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장세로 전환?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유동완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차장은 "그동안 중소형주가 힘을 못쓰면서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대형주는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실적이 받쳐주면서 싼 중소형주들은 밸류에이션 메리트 때문에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중소형주 장세로 완전히 바뀔지 여부는 장담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 차장은 "4분기 실적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대형 가치주가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면서 "다만 밸류에이션이나 수급 등으로 인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중소형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WM센터 팀장은 "지금은 펀더멘털 개선 보다는 수급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라며 "중국 등의 영향을 받는 코스닥 대형주 쪽까지 아직 매기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실적 장세로 넘어갔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들의 주가가 움직여줘야 한다"면서도 "중국 분위기가 더 개선되거나 바이오 제약주 반등이 나올 경우, 올해 코스닥 고점인 650~700선까지 회복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