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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만리장성 넘어 세계 자율주행차시장 넘보는 지리자동차

기사입력 : 2016년12월20일 10:57

최종수정 : 2016년12월20일 10:57

리수푸 지리홀딩스 회장, 900억원 들여 자사 지분 추가 매입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19일 오전 11시2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서양덕 기자] 지리자동차(吉利汽車 00175.HK)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오는 2020년 세계 10위 기업 안에 든다는 목표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券報)에 따르면 올해 지리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72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집계된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4만대로 현재 추세라면 올해 목표판매량(70만대)은 거뜬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지리자동차 주문은 폭주하는 데 반해 공급량이 달리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성장세는 기업 총수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짐작해볼 수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리수푸(李書福) 지리홀딩스 회장은 이달 6~7일 양일간 총 6억 홍콩달러(914억원)을 들여 자사 주식 6577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리 회장의 자사 지분 보유비율은 42.98%에서 43.34%로 늘어났다.

리 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 하루 전날인 5일 지리자동차는 11월 판매실적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리의 지난달 월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10만2422대로 월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2017년 지리자동차는 두자리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4~2015년은 지리자동차의 암흑기였다. 특히 2014년의 경우 러시아 루블화 폭락과 신차 매출 감소 영향으로 자동차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하락한 40만대에 그쳤다. 러시아는 지리자동차의 최대 수출국으로 당시 수출량이 반토막 아래로 급락했다. 이 여파로 지리자동차 판매량은 2010년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듬해인 2015년 51만대를 판매하면서 실적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회사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실적은 아니었다. 당시 안충후이(安聪慧) 지리자동차 총재는 “2016~2020년은 지리자동차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해 오는 2020년에는 중국 명품 자동차 브랜드이자 세계 10위 기업으로 성장해있을 것”이라고 힘찬 각오를 밝혔다.

자율주행차 시장 잠룡, 지리자동차

지리자동차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자율주행차를 연구·개발하는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지리자동차의 자율주행차와 바이두(百度)의 무인자동차 개발 경쟁을 종종 비교하곤 한다.

자율주행차는 크게 5단계로 구분되는데 무인주행차는 큰 틀에서 자율주행차의 범주에 속한다. 5단계는 각각 ▲자동주차나 자동브레이크 등 1~2가지 자동기능 탑재 단계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제어 단계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같은 능동제어 단계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제한적 자율주행단계 ▲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주행 단계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바이두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무인 자동주행 자동차로 지난해 이미 시험자동차가 사람의 개입 없이 시내 도로 주행에 성공했다. 당시 바이두 측은 3년 안에 무인자동차 기술을 완성해 상용화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반면 지리자동차는 완전 무인 자동차가 아닌 부분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리자동차가 현재 단계에서 개발 중인 자동차 모델은 포드의 쿠가(Kuga), 테슬라의 모델S나 모델X와 같은 범주다.

무인주행차의 경우 자율주행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만큼 개발하고 보완해야할 점이 여전히 많다. 세계 유수 기업들이 무인주행에 뛰어들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완벽한 성공을 이끌어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부분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단계의 자율주행차는 현재 많은 차량이 시장에 출시돼있으며 개발과 판로 확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리수푸 회장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은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해 IoT 기술 구현, 즉 인터넷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반면 전통 자동차 회사의 경우 IoT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자동차를 만들어 결국 기업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자율주행차는 전통 자동차 회사가 만들어온 자동차 모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리 회장은 “어떤 형태의 자율주행차 개발이 옳은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나는 우리 회사가 정한 방향을 믿고 계획에 따라 실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리자동차 모기업 지리홀딩스(吉利控股)는 2020년 자율주행차 판매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리홀딩스 산하에는 지리자동차, 볼보자동차, CEVT(China Euro Vehicle Technology)가 있다.

먼저 지리자동차는 스웨덴 이동통신사 에릭슨과 파트너쉽을 맺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차량 제어와 자동 주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리자동차는 ‘지리자동차 2020전략’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30종의 전기차, 자율주행 기능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리 회장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현재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위해 일부 지방정부와 논의 중이다.

2010년 지리홀딩스가 18억달러에 인수한 볼보자동차는 2021년 자율주행차를 판매할 계획이며 내년부터 스웨덴과 영국, 중국에서 시범 주행에 들어간다. CEVT는 지리와 볼보가 만든 합작회사로 올해 10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새 브랜드 ‘링크앤코’를 공개했다. 앞으로 지리홀딩스 산하 회사 간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도 시장의 관전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리자동차는 2020년 목표 판매량을 200만대로 잡고 있다. 5년 만에 2015년 판매량의 4배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리홀딩스 관계자는 “200만대는 지리자동차와 링크앤코의 총 판매 목표”라며 “만일 지리그룹 산하 볼보까지 합세할 경우 280만대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개천에서 자란 중국의 헨리포드, 리수푸 회장

리수푸(李書福) 지리홀딩스 회장. <사진=바이두(百度)>

푸근한 인상에 여유 있는 말투의 리수푸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위상을 한층 높인 주인공이다.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고등학교 선물로 받은 100위안으로 시작해 포브스 선정 중국 부자 순위 35위까지 오른 뛰어난 수완의 사업가다.

리수푸가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경험한 직업은 사진사였다. 그는 사진사로 활동하는 한편 필름 현상 약품 용액과 버려진 기계장치에서 금은을 추출해 팔면서 단시간에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냉장고 부품, 스쿠터, 건설 원자재 사업까지 소위 ‘돈 되는’ 일에는 모두 뛰어들어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대며 ‘몸집’을 불리던 리수푸는 1994년 처음으로 자동차 업계에 이름을 올렸다. 부도 위기에 생사를 오고 가던 국유기업 지리자동차를 그가 인수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연성 있게 사업을 벌리고 접던 리수푸였지만 자동차 사업만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998년 시장에 회사 첫 자동차를 공개했지만 판매도 못해본 채 지리자동차는 생산품 전량을 폐기했다. 두 번째 모델 역시 이전과 같은 절차를 밟게 되자 그는 절망에 빠지기 시작했다.

두 번의 실패를 통해 그가 몸소 느낀 점은 불량 자동차 한 대가 여럿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흉포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2002년 '프리크루저'를 선보였고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리수푸가 ‘품질’을 지리자동차의 핵심가치로 정하고 경영에 임하게 되는 전환점이 됐다.

지리자동차는 2000년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중국산 싸구려 자동차 이미지를 안고 있었다. 약 10년 후 지리자동차는 M&A로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된다.

리 회장은 지리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올려놓기 위해 2010년 3월 18억달러(2조1000억원)를 들여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자동차 업계는 지금까지도 당시 리 회장의 결정이 지리자동차가 성장하는데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리 회장은 지리홀딩스의 자율주행차 꿈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있다. 책임자들에게만 일을 맡겨 놓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노력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배포있는 ‘대륙의 남자’ 리수푸 회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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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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