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난 반영...안정 최우선
기업가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지 오래
생명·자연과학자 등 이공계직업 인기 ↑
과거엔 인기많던 운동선수·연예인 '시들'
[뉴스핌=이보람 기자] 중·고교생들의 선호직업 1위는 10년째 요지부동, '선생님'이다. 올해 선생님을 희망직업으로 꼽은 중학생들은 7명중 1명꼴로 나타났다. 가장 많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6월 5주 동안 초중고교 학생들 총 2만7000여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초중고교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희망직업은 '선생님(교사)'으로 집계됐다. 10년째다.
올해에는 초등학생 중 9.6%의 학생들이 선호직업으로 교사를 지목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들도 각각 전체의 13.5%, 12.0%가 교사를 꼽았다.
청년들의 구직난을 대변하듯 교사 외에도 의사나 군인 등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 희망직업 선호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운동선수, 가수, 프로게이머 등 상대적으로 덜 안정적으로 인식되는 직업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과거보다 최근으로 올수록 초등학생들도 운동선수, 연예인과 같은 화려한 직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 2012년 초등학생들의 희망직업 선호도 1위를 차지했던 운동선수는 올해 2위로 밀렸다. 2007년 3위, 2012년 당시 4위였던 연예인의 경우 올해에는 아예 상위권에서 종적을 감췄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이공계 직업들이 새롭게 높은 선호도를 받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경우 올해에는 과거와 달리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 정보시스템 및 보안전문가,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등이 모두 희망직업 선호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미래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증대가 영향을 줬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학생들이 희망직업을 알게 된 경로는 대부분 대중매체나 부모님이었다. 대중매체를 직업 인지 경로로 선택한 학생들은 전체 응답대상 중 약 20%에 해당했다.
직업 선택시 가장 많이 고려된 사항은 흥미나 적성이다. 전체의 60% 넘는 학생들이 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학생들의 학교 진로활동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초등학생이 5점 만점 중 평균 4.18점을 기록,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3.77점, 3.64점으로 학년이 올라갈 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진로활동 중에서 중·고교 학생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은 진로동아리 활동이다. 진로상담과 진로체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교육부> |
학교의 진로교육이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학습동기 부여 등 학습태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이어졌다. 특히 '진로와 직업'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율적 학습동기 수준이 미참여 학생보다 높았다.
학교 진로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요소로는 응답대상자 중 절반 가량이 '진로수업 활용 자료 보급'을 꼽았다.
홍민식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중심의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관련 교수-학습자료와 매뉴얼 등을 개발·보급하고 진로체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학생이나 교사들 외에 학부모의 진로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진로교육법' 제6조에 따라 초중고 학생 2만7264명, 학부모 1만8688명, 교원 27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보고서는 오는 30일 정식 발간되며 교육부 홈페이지와 국가진로정보망 '커리어넷' 사이트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