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차질과 원가 인상 이중고…AI 길어지면 가격 오를 수도
[뉴스핌=한태희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외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기업 프렌차이즈는 그나마 사정이 나쁘지 않지만, 동네 빵집들은 계란 원가 인상 부담이 몸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닭을 조리해서 파는 치킨업체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조류독감으로 치킨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1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AI 파동이 계란값 인상으로 이어지자 제빵·제과업체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계란 수급 차질과 원가 인상이란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계란은 빵 원료 중 하나로 연간 계약 등을 통해 수급을 하고 있어서 안정적"이라면서도 "원활한 수급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달리 동네 빵집은 계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A빵집 관계자는 "도매로 받고 있는데 거래처에서 계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며 "케이크 하나 만들 때 계란 4~5개를 쓴다"고 말했다.
다만 제과업계에선 짧은 시간 안엔 빵값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가격을 결정할 때 계란 뿐만 아니라 밀이나 임대료 등도 모두 고려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선 보수적"이라며 "원료 뿐만 아니라 인력이나 임대료, 다른 변수 등으로 인해 가격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치킨 업체 또한 AI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닭 살처분에 긴장한다. 도살되는 닭이 늘수록 닭고기 값이 오를 수 있어서다. 현재까지는 파장이 적다는 분석이다. 알을 낳는 '산란계'가 도살되고 있기 때문. '육계'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AI가 길어지면 상황이 돌변할 수 있어서다.
방역당국이 지난달 29일 오전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판정이 나온 전남 나주시 공산면 한 종오리 농장에서 예방적 살처분 작업에 앞서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치킨 업체는 또 소비 동향을 파악 중이다. AI 우려로 닭고기를 찾는 사람이 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마트 등 유통업체에선 이달 들어 닭고기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치킨업체 관계자는 "AI에 대한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는다"며 "예전과 달리 조류독감이라고해서 치킨을 안 시켜먹고 이런 추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이를 지켜보며 수급 불안정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축방역심의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지난 15일 AI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조정했다. AI방역대책본부도 AI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했다. 지난달 17일 충북 음성과 전남 해성에서 AI 확진 판정이 난 후 현재까지 약 16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