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재개.. 주요 지수 1% 이상 '급등'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금융위기 이후 증시 격언이 ‘트럼프와 싸우지 말라’로 교체되는 모습이다.
힘이 소진되는 듯했던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재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등하며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과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정치 리스크 등 악재들이 적지 않지만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97.84포인트(1.55%) 랠리하며 1만9549.6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9.12포인트(1.32%) 오르며 2241.3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60.76포인트(1.14%) 뛴 5393.76에 마감했다.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가 트럼프 공약에 대한 리스크를 경고하는 등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상승 열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주가는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밀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약값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헬스케어 섹터를 압박했지만 뉴욕증시의 상승 열기를 꺾어놓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달 대통령 선거 이후 성장 개선에 대한 낙관에 기댄 섹터별 유동성 로테이션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카펠레리 인스티넷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증시가 가파르게 뛴 것은 투자자들이 하락의 빌미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소위 트럼프 효과에 따른 섹터간 자금 순환이 지속되면서 지수를 추가로 밀어올렸다”고 판단했다.
나임 애슬람 씽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가 상승을 멈출 수 있는 악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강세는 대선 이후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금융 섹터 이외에 운송과 철강이 주도했다. 이밖에 스몰캡도 상승 열기를 지속했다.
애덤 새런 50 파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랠리가 오히려 강화된 양상”이라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처럼 강할 경우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기 힘들다”고 전했다.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섹터별 등락이 크게 엇갈렸다. 아이셰어 나스닥 생명공학 상장지수펀드(ETF)가 장중 한 때 3% 폭락한 반면 다우 운송지수는 장중 기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송 지수는 대선 이후 12% 이상 뛰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1.8% 올랐고, 홈디포와 IBM이 각각 2.9%와 2.8% 랠리하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2를 밑돌며 현 수준에서 안도하려는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3% 하락하며 배럴당 49.77달러에 마감했고, 달러화는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해 0.3%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