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인선작업 장기화 가능성
[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2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지 만 한달이 됐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경제부총리 인선절차는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대통령 탄핵정국과 맞물려 임종룡 위원장의 거취가 불분명해지자 연말 연초로 예정된 금융공기업 인사도 '시계제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이달 말(12월27일)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 과정은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전직 기업은행장 출신인 A씨는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은행장은 사실상 대통령이 결정해야 하는데 탄핵정국에 휩싸인 만큼 당분간 기업은행장 인선은 더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업은행장은 별도의 공모절차 없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불투명해지면서 금융공기업 CEO 인선을 끌고 갈 인사제청권 행사 동력도 약해진 상태다. 또 오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대통령 직무는 정지된다. 이 경우 총리가 임명권을 제대로 행사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재 금융위는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해 1차 후보를 추려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엘시티 비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이 과거 유력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만큼 외부 낙하산 인사 입지는 매우 좁아진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재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정국 상황에서 금융권 인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연말 금융권 초미의 관심인 기업은행장 인선은 탄핵정국 속에 시기 및 후임자와 관련해 어디로 튈 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내년 초(1월13일) 임기가 끝나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도 최근 인선 절차에 돌입했지만 역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기보는 오는 20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임추위 구성→최종 후보자 3배수 추천→금융위원장 제청→대통령 임명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기보 관계자는 "후임 이사장 공모 공고까지는 나왔지만 이후 서류, 면접, 임추위 3배수 추천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공모절차를 마감한 예탁결제원 사장 역시 선임 절차는 예정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후임 사장은 공모를 거쳐 임시주총에서 사장 후보자가 결정되면 대통령 임명이 아닌 금융위원장 승인으로 최종 결정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지난주 서류 접수를 마감했고 현재 서류심사와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이사회와 주주총회 일정 등 최종 후보자 추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