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홍 전무이사 우위…이상진·김성미·김도진·시석중·유석하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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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권선주 행장의 임기만료(12월27일)를 앞두고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이 요동치고 있다. 한때 금융당국, 청와대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나돌았지만 이들 유력 인사들이 방향을 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다. 일각에선 조준희·권선주 행장의 바통을 이어 내부 승진 얘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외부 유력 인사의 '내정' 분위기에서 내부 인사로까지 후보군이 확대되고 있다.
우선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낙하산 인사' 비판여론에 '현 수석 내정설'은 이미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앞서 내정설이 돌았던 정찬우 금융위원회 전 부위원장 역시 기업은행장에서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에 따른 '낙하산 인사' 후폭풍이 현 전 수석의 기업은행장 내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높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국감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 전 수석이 기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하자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현 전 수석과 정 이사장 외에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 주요 부처 차관급 인사와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가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시나리오'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장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린 차관급 모 인사는 "전혀 사실과 다른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현기환 전 수석이 기업은행장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얘기가 들었지만 이후 구체적인 하마평이 나오는 인물은 없다"고 전했다.
외부 유력인사들이 '낙하산 인사' 후폭풍 영향으로 줄줄이 배제되면서 내부 승진 가능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행장 등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아왔다. 조 전 행장은 행원 출신으로 기업은행 최초로 내부승진한 케이스다. 부행장, 전무이사(수석부행장)을 거쳐 당시 행장으로 선임됐고, 권선주 행장은 부행장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은행권 최초 여성 은행장에 올랐다.
내부에선 조 전 행장과 닮음꼴인 박춘홍 전무이사(수석부행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무는 1956년 충남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충남대를 졸업했다. 1982년 입행해 기업고객본부장,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4년 전무이사에 올랐고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된다.
부행장 중에선 임기 4년차에 접어든 이상진(여신운영그룹장) 부행장, 3년차로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미(개인고객그룹장), 김도진(경영전략그룹장) 시석중(마케팅그룹장) 부행장이 고참이다.
이상진 부행장은 1959년 전남 고흥 출신으로 녹동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기업은행 강서지역본부장과 IB본부장을 역임했고 3년 임기 후 1년 연장됐다.
김성미 부행장은 현재 기업은행 내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다. 김 부행장은 1959년 전남 여수 출신으로 숙명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반월중앙지점장과 남중지역본부장을 거쳤다.
김도진 부행장은 1959년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륜고와 단국대를 졸업했다. 남중지역본부장과 남부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시석중 부행장은 1961년 충남 청양 출신으로 서대전고와 건국대를 졸업했다. 기업고객부장과 인천지역본부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유석하 IBK캐피탈 대표이사 역시 내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유석하 대표는 1956년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신고와 건국대를 졸업했다. 기업은행 경영전략본부장과 글로벌자금시장본부장을 역임했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는 기업은행장은 별도의 공모없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청와대가 임명하는 구조다.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 금융위는 비공식 물밑작업까지 확인할 수 없지만 '후보군 물색'에 대한 공식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핵심관계자는 "기타 공공기관은 개별법에 따라 금융위원장 제청, 청와대 임명 수순인데, 제청할 프로세스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서 "공식적으로 후보군을 물색하는 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모를 할 지 안할 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봐야 하지만 앞서 산업은행장은 내부적으로 물색작업을 거쳐서 위원장이 추천했다"면서 "산업은행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공모 여부를 포함해 내부에선 행장 인선 과정을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