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힘을 다했다는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의견이 번지는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11월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루면서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효과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탄력은 줄어들었다.
주말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행보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51포인트(0.11%) 하락한 1만9170.4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87포인트(0.04%) 소폭 오른 2191.9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55포인트(0.09%) 상승한 525.65에 마감했다.
무엇보다 4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대통령 선거 이후 두드러졌던 트럼프 랠리가 한풀 꺾이는 조짐이 금융시장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투자자들은 지적했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투자심리와 주요국 금융시장의 등락을 장악했다”며 “마테오 렌지 총리가 승리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로화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최근 상승 흐름을 지속했고, 독일 대비 스프레드 역시 벌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임 애슬람 씽크마켓 애널리스트는 “렌지 총리가 국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사임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 경우 유로에 반대하는 오성당이 집권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크게 고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는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11월 신규 고용이 17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17만5000건을 넘어섰다.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전망치 4.9%보다 크게 개선된 동시에 9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90%를 웃돌고 있다.
뉴욕증시의 상승 열기는 앞으로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주가가 공약에 대한 기대로 랠리했다”며 “하지만 공약의 실행 및 경기 부양 효과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주가 상승 탄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스타벅스가 호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의 퇴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2% 이상 떨어졌다.
최근 다우존스 지수의 사상 최고치 상승을 이끌었던 캐터필러와 골드만 삭스가 각각 1.1%와 1.5% 내리면서 부담을 가했다.
국제 유가는 1.2% 오른 배럴당 51.68달러에 마감해 상승폭이 전날 약 4%에서 축소됐고, 이탈리아 국민투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금값이 0.7% 완만하게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