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0.1% 이상 성장하면 연간 전망치 2.7% 달성
[뉴스핌=허정인 기자]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0.1% 이상이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잇는 중이지만 소비자는 지갑을 닫았다. 기업 역시 투자를 줄였다.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 분기보다 낮아졌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감소로 전환했다. 부동산 활황에 따른 건설투자와 정부의 재정지출이 없었다면 현재 성장세는 어려웠단 의미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377조6000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 분기대비 0.6%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성장률(0.8%)보다는 0.2%포인트 낮고 1분기 성장률(0.5%)에 비해서는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로써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7%를 기록한 후 4분기 연속 0%대에 머무는 중이다. 3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2.6%로 집계됐으나 2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3.3%)보다는 둔화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민간소비는 3분기에 0.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분기(1.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분기에 2.8%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 0.2%로 감소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현대차 파업, 해운업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0.9%로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는 증가세를 키웠다. 3분기 정부소비 증가율은 1.4%로 2분기(0.1%)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2014년 3분기(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3분기 중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고 건강보험급여비를 확대한 영향이다.
3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3.5%로 지출 항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 2분기 3.1% 등 전체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상승세를 잇는 중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건설투자도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0.6% 늘었고 수입은 기계류, 거주자 국외소비 등을 중심으로 2.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증가율이 7년6개월만의 최저치인 -0.9%를 기록했다. 이관교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과장은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운송장비가 줄었고 통신기기를 포함한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이 줄면서 제조업 증가율이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은 폭염효과를 등에 업고 지난 2분기 0.3%에서 3분기 5.9%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1999년 4분기(7.9%) 이후 16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도 부동산시장에 힘입어 3.7%로 전 분기(1.0%)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국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NI)은 39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0.4% 감소했다. GNI는 올해 2분기 -0.4%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를 잇는 중이다. GNI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관교 과장은 “GDP가 0.6% 증가하고 3분기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000억원으로 전분기 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교역조건이 악화돼 GNI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DP 중 내수의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분기(1.2%포인트)보다 소폭 증가했고 민간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전분기(0.5%포인트)보다 떨어졌다. 정부의 기여도는 전분기 0.0%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증가했다. 순수출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전분기(-0.3%포인트)보다 악화됐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