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5년 NH투자證·메릴린치...자산 1조에서 13조까지
본사 지원 등에 업고 최고 PB들이 뛰고 있어
[뉴스핌=박민선 기자] 서울 한복판. 삼성전자 주식보다는 애플 주식, 한국 국채보다는 프랑스 채권이 더 익숙한 해외자산 투자의 메카가 있다.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는 자산관리(WM) 전문가들 사이에서 글로벌 투자 동향의 나침반, 해외 투자자산 백화점으로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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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왼쪽부터 우현일 상무, 이대희 NH프리미어블루 본부장, 김진곤 상무. 사진=이형석 기자> |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메릴린치 PB센터 통합 5년여. NH투자증권의 전략과 메릴린치 PB센터의 콘텐츠가 융합돼 잘 버무려진 하나의 작품으로 거듭났다. 진입장벽이 유난히 높은 거액자산가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포지션을 구축하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시대 해외투자에 대한 강북센터 PB들의 내공이 빛을 발하면서 WM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 이들 PB의 손을 거치면 나만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탄생한다. 강북센터의 고객 이탈률은 제로에 가깝다.
11월 말 현재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 자산은 총 13조원(법인·개인 자산 포함). 단일 지점으로는 국내 증권사 중 단연 최상위권이다.
강북센터가 명실상부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11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메릴린치 PB센터를 통째로 사들인 후 양쪽 강점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를 추구한 덕이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증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거액자산가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보겠다며 파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메릴린치 인수의 주역은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다.
당시 WM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김 사장은 인수 목적과 관련해 “해외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 중심 PB 비즈니스를 국내에 접목하기 위해 메릴린치 센터를 인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해외 채권과 주식 투자에 강점을 가진 우수한 PB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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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NH프리미어블루 본부장. 사진=이형석 기자> |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의 성장성은 지속적인 고객 자산 증가세를 보면 알 수 있다. 메릴린치 인수 당시 1조원 규모였던 고객 자산은 현재 13조원을 훌쩍 넘겼다. 본사에선 그 흔한 ‘캠페인’조차 강북센터에는 요구하지 않는다. 오로지 고객에게 집중,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 이들의 미션이다.
메릴린치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본사 차원의 지원도 남달랐다. 해외상품 관련 부서들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외환(FX) 거래나 해외 채권 및 주식 관련 시스템 신설 등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덕분에 국내 자산에만 치중돼 있던 기존 우리투자증권 고객들에게는 해외투자로 통하는 새로운 채널이 제공됐고, 메릴린치 고객들에게는 NH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양한 원화 기반 상품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포트폴리오의 다양화가 가능해졌다.
이대희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은 “시스템 자체가 달라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해외 관련 부문을 특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메릴린치가 기존에 해온 업무들을 중심으로 많은 후속 작업을 진행했다”며 “NH투자증권에 없던 해외자산 투자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 점은 고객들도 상당히 만족해했고, 온라인 거래 등 기동력에 한계가 있던 메릴린치의 단점이 보완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 해외자산 투자의 메카 이끈 ‘쌍두마차’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에는 총 18명의 PB가 뛰고 있다. 선두에는 해외 채권과 주식 부문을 끌고 있는 ‘쌍두마차’ 김진곤 상무, 우현일 상무가 있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지는 15년. 2011년 메릴린치에서 NH투자증권으로 합류한 PB들 중 대표급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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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곤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PB. 사진=이형석 기자> |
16년째 해외 채권에서만 내공을 쌓아온 김진곤 상무는 오늘날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해외 채권의 메카로 만든 주역이다. 강북센터는 해외 채권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그야말로 ‘글로벌 백화점’이다. 국채, 공채, 회사채 등을 발행자별, 통화별, 지역별, 만기별로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포트폴리오로 구성해주고 유망 투자자산에 대한 장을 열어준다.
그동안 JP모건 등 해외 우량 금융기관 후순위채들은 물론, 지난 봄에는 100억원 규모의 프랑스전력공사(Electricite de France)가 발행한 후순위채도 팔았다. 2013년 달러 강세가 시작되던 무렵에는 인도 국영석유회사, 주요 통신사, 우량 대기업이 발행한 채권(USD)을 저점 매수해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김 상무는 “국가 리스크에 대한 헤징이나 수익률 향상 차원에서 금융자산 전체를 원화로만 보유하기보단 20~30% 정도 해외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자산을 해외 채권이나 해외 주식으로 어떻게 배분할지, 또 채권 투자 시 어떤 통화를 기반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다양한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스토리가 꼬리를 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 투자 방향은 무얼까. 김 상무는 “금리 인상과 관련한 흐름임을 감안해 만기가 짧은 채권, 변동금리와 관련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현재로선 유리하다”며 “달러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차원에서 미국 달러를 베이스로 하는 채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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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일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PB. 사진=이형석 기자> |
해외 주식 전문통인 우현일 상무는 주식 투자를 통해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률 창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스타 PB다. 최근 국내외를 둘러싼 금융 환경이 악화되면서 우 상무의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 상무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자체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 측면에서도 내부적으로 한계와 우려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에 국한되기보다는 미국 등 해외의 전통적인 우량주들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대표 통신주인 SK텔레콤과 버라이즌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기업 수익성과 배당성향, 투자 자산의 통화 등 다양한 기준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미국 우량주인 버라이즌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죠. 한국 시장에만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스위스의 제약사인 로슈,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화이자. 실제 강북센터 고객들이 리먼 사태 이후 꾸준히 사들이며 4~5년 이상 장기 투자하고 있는 종목들이다. 이들 주가가 장기적 상승 추세를 그리면서 강북센터의 운용자산(AUM) 자체도 덩달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현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미국 증시보다는 다양한 국가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김 상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공식 취임이지만 이미 증시에는 기대감이 상당 수준 반영돼 현재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인 방향에서 미국 주식의 비중 확대는 긍정적인 만큼 조정시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아울러 중국 증시 역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상무는 “중소형주 투자에서 실망을 많이 한 개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등에서 대안을 많이 찾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심천 시장이 밸류에이션은 비싸지만 성장성이 좋은 기업들이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선강퉁으로 자금이 몰리고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재평가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 해외투자 특화 DNA, NH투자증권 PB 경쟁력으로
강북센터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대희 본부장은 “PB들의 평균 연령이 50대라는 점”을 꼽았다.
“그만큼 내공과 경륜이 있는 인재들로 채워져 있다는 얘기죠. 환율과 각종 글로벌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들을 감안할 때 해외 투자 이면에 노출돼 있는 리스크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NH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의 PB 중에는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미 넘치는 선수들이 많죠. 이것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능력에서 차이를 낳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들을 설득하는 데 유리해요. 우리만의 강점입니다.”
NH투자증권은 이들 스타 PB들을 중심으로 강북센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NH투자증권 PB 전문화로 확산한다는 복안이다. 더구나 저성장, 저금리 기조, 국내 증시의 박스권 횡보 지속 등 시장 전반의 환경은 자연스럽게 해외 자산으로의 분산투자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외자산 투자로 자산관리시장을 공략하겠다던 NH투자증권의 전략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본부장은 “글로벌 자산관리와 관련해선 NH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가 대한민국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는 특정 자산을 중심으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특성에 맞춰 가장 적합한 투자를 유도하고 고객의 부(富)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