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만달러 규모 선박우선특권 변제 부담 논의..2일 결론
[뉴스핌=조인영 기자]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5척(6500TEU급)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진해운> |
대한해운은 1일 오전 수출입은행과 면담을 갖고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인수 논의를 진행한다. 최종 결론은 오는 2일 내기로 했다.
해당 선박들은 한진해운이 수출입은행 선박금융을 통해 선박을 건조한 국적취득부 선체용선(BBCHP)들로 한진샤먼호, 한진브레머하펜호, 한진부다페스트호, 한진포트켈랑호, 한진텐진호 등 5척이다.
BBCHP는 일종의 선박 리스 제도로 배를 빌린 선사가 리스 비용을 모두 내면 해당 선사 소유가 되는 제도다. 리스를 해 금융비용을 모두 납입하면 소유권은 수은에서 한진해운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비용납입이 중단되면서 소유권은 수은에 남아있는 상태다. 선박금융 잔존채무는 5500만달러(약 650억원)로 척당 1100만달러(130억원) 수준이다.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선박 5척을 인수하면서 승선하고 있는 해상직원들을 흡수할 계획을 세웠다. 최근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미주노선에 6500TEU급 11척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3월부터 미주노선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이들 선박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제3자에게 진 빚인 760만달러(약 90억원)의 선박우선특권(Maritime Lien)을 해결짓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박우선특권은 5척이 타사로부터 유류비, 수리비, 기부속품 등을 사용한 외상대금이다. 법정관리 신청 전 발생한 회생채권으로, 수은은 이 760만달러가 해결돼야 선박금융 잔존채무인 5500만달러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예전에 책정된 선박금융이 현재 시장과 다르다는 것은 양측이 동의하고 있다"며 선박금융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선박우선특권(760만달러) 금액이 적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 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이 회생채권으로 잡힌 760만달러를 지불할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5척에 들어가는 운항고정비용은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한 달 비용만 300만달러(35억원)로, 3개월이면 900만달러(105억원)다.
수은으로서는 이런 비용을 부담해가며 헐값에 해외시장에 매각하기 보다는 가급적 빨리 대한해운에 넘기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이득이다.
대한해운도 내년 3월을 목표로 운항을 준비하려면 선박과 선원을 빨리 확보해야만 한다. 결국 760만달러를 양측이 분담하는 중재안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은 측은 "선박우선특권 금액을 포함해 대한해운이 인수하거나 수은에서 처리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SM그룹은 "선박우선특권이 해결되면 5척에 대한 선가 조정이 될 것으로 본다"며 "2일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5500만달러에 760만달러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선가를 깎아주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해운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시장가격이 최저인 상황에선 5500만달러의 선박금융을 깎아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760만달러의 선박우선특권을 매매 가격에 포함시키면 된다"며 "추가 금리 인하나 상환유예 방식으로 기간을 연장해주면 SM그룹으로선 금융부담이 줄어들고, 수은도 시장에 헐값으로 넘기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