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해외실시 등 회계감사 진행..평소보다 한달반 빨라
3분기 ‘감사의견 거절’ 재검토 불발..시장 불확실성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이 시장에 퍼진 회계 리스크(위험성)를 해소하기 위해 연말 회계감사를 앞당긴다.
일반적으로 1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연말 회계감사를 이달 말부터 시작, 한 달 반 이상 빨리 진행한 것이다. 올해 3분기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주가가 급락하고 분식회계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조속히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까지 회계법인과 국내외 다수 현장의 회계실사에 들어간다. 실질적으로 연말 회계감사에 착수한 것이다.
대우건설의 서울 광화문 본사<사진=이동훈 기자> |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재무제표 검토보고서가 의견이 거절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연말 감사보고서를 조기에 검증받아 이를 불식시킬 계획”이라며 “회계법인인 안진과 충분한 소통과 근거자료 소명으로 건설 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안진회계법인과 이견을 보인 준공예정원가 추정과 관련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다. 이 부분은 미래에 발생할 다양한 변수를 합리적으로 추정해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감사인마다 판단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대우건설과 안진회계법인은 평소 2~3개 현장에서 하던 해외 실사를 이번에는 대부분 현장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감사인의 엄격한 회계 기준에 맞춰 준공예정원가 및 미청구공사 금액에 대해 확실한 검증을 받겠다는 회사 측 의지가 반영됐다.
사실 대우건설의 이 같은 조치는 시장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회사 측이 조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최근 회계법인에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재검토해 달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재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데다 감사의견을 번복한 사례도 거의 없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연말 회계감사를 통해 기업의 회계에 문제가 없고 부실도 감추지 않았다는 부분을 인정받겠다는 계산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에도 ‘의견 거절’을 결정하면 대우건설은 주식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대우건설이 요청한 3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다시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말 회계감사를 앞당기는 것 말고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며 “손실이 예상되는 부분은 회계에 반영하면 되기 때문에 이번 감사보고서는 정상적이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