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회복돼도 미국·유럽 등 정치 '꼬리위험' 유의"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각국에 확산되고 있는 정치 리스크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지난 28일 모간스탠리가 발표한 2017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세계 경기 회복세가 모멘텀을 얻고 신흥국 경제도 안정권에 접어들겠지만 정치 리스크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란 경고가 제기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모간스탠리는 내년과 내후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4%와 3.6%로 올해의 3%보다 높게 제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미국 성장률은 2%로 현재의 1.6%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신흥국 경제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회복에 힘입어 2017년에 4.7%, 2018년에 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의 4.1%보다 빨라진 수준이다.
◆ '분노의 정치'로는 얻을 게 없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숨은 거대 리스크를 뜻하는 '펫 테일 리스크(Fat-Tail Risk)'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브렉시트를 계기로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유럽의 분열 가능성 등이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프랑스에서는 내년 4워~5월 대선이 예정돼 있고,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내년 총선이 실시된다. 이번 주말 국민투표를 앞둔 이탈리아에서도 부결 시 조기총선이 치러질 수 있는 등 유럽 주요국은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다양한 정치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앞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기성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 당선된 뒤로 유럽에서도 포퓰리즘 정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분위기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시장을 장악할 테마는 기존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될 것이라며, 세계화와 이민 문제 등에 대한 반발로 보호무역주 흐름도 강화되어 세계 경제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반발은 실질임금 성장세 정체와 불평등 고조와 연관돼 있는데, 보호무역 정책이나 재정 또는 통화 부양책을 쓴다고 해서 임금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모간스탠리는 이보다는 생산성을 높이고 투자 지출을 늘리는 한편 교육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 것이 더 조속한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