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던 가족의 자아발견 탐사여행
“용기있는 한 걸음이 희망이다”
[뉴스핌=함지현 기자] 40대 후반의 가장은 젊은 시절의 꿈과 이상이 마모돼 현실의 벽에서 허덕였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공부에 지쳐 방황했다. 가족은 수시로 삐걱거렸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선택은 세계일주 여행이었다. 언론사의 중견 기자이던 가장은 사표를 냈다. 4명의 가족은 2011년 7월부터 1년여에 걸쳐 ‘따로 또 같이’ 세계를 여행했다. 여행지역은 아시아와 유럽, 남미와 북미등 4개 대륙 23개 나라, 99개 도시. 기차와 버스등을 이용해 이동한 거리가 총 6만km에 달한다.
‘길을 찾아 나선 가족’(전 4권)은 중견 언론인인 이해준 헤럴드경제 선임기자가 가족과의 세계여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재발견하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은 인문(人文)여행기다.
가부장적 권위와 관습에 물들어있던 지은이는 여행을 하면서도 일정을 마음대로 바꿔 가족을 불편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여행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중국 시안에서 지쳐 나가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을 때 아이들이 나서 여행을 이끌어가는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아이들을 믿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자 아이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큰 아들은 여행의 중심으로 치고 올라왔고 게임만 하던 둘째 아들은 역사와 요리에 관심을 갖고 갈등하던 것을 털어놓는다.
지은이는 자신에게 말한다. “너나 잘해.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해진다. 지금까지 자신과 가족이 힘들었던 것은 아이들이 공부를 외면하거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가 꿈과 희망을 잃고 헤맸기 때문이었다.”(3권 118~119쪽)
지은이는 억눌렀던 자신의 진정한 꿈과 욕망을 드러내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지름길임을 알아가게 된다. 거창한 이상보다는 작지만 의미있는 실천이 궁극적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꾼다는 점을 여행을 통해 확인한다. 먼저 자신이 변화해 당장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궁극적인 변화와 혁명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길을 찾아 나선 가족’은 새로운 삶, 새로운 가족,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책이다. 혼돈의 시대에 꿈과 희망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1권(좌충우돌 가족의 새 발견)은 중국 여행편으로 한국에서 잘 몰랐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고 2권(다시 일어서는 가족)은 네팔과 인도 여행편으로 가족이 자원봉사 활동 등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정리했다. 3권(이제는 변화가 두렵지 않아요)은 유럽편으로 삶의 좌표를 찾은 아이들이 차례로 귀국한 후 지은이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지막 4권(믿음과 용기,여행의 선물)은 남미와 북미 편으로 지은이가 세계 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새로운 가치와 삶의 방식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도서출판 혜안 간(刊), 각 권 1만5000원.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