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거래 사상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기 거래자들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국제 유가 상승 베팅이 후끈 달아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제한하는 데 합의, 유가 상승을 도모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텍사스주 유전 <사진=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을 통해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규모가 15일 기준 3억300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5년6개월 전 기록한 최고치인 2억2100만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옵션 거래는 내년 상반기 인도분에 집중됐고, 일부 개별 옵션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에 대한 최종 합의가 도출,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 단기적인 유가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별도로 원유 관련 옵션 거래 규모가 43만4879건으로, 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인 2011년 5월 43만867건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옵션 한 계약은 원유 거래량 기준으로 1000배럴에 해당한다.
스위스 페트로메트릭스의 올리비에 나콥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 국제 유가의 상승을 예상하는 트레이더가 상당수에 이른다”며 “선물옵션 시장에 적극적인 유가 상승 베팅과 상승에 대한 리스크 헤지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OPEC 회담에 앞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장관이 이번주 회동을 갖는다. 도하에서 17일 열리는 가스수출국포럼에서 양측은 별도의 회동을 갖고 국제 원유 수급 균형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원유 수요 피크가 2040년 이전까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른바 그린 에너지의 개발이 활발하지만 원유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이 때문에 전세계 원유 수요가 2040년까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IEA는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전날 6% 가까이 폭등했던 WTI가 이날 장 초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림세를 보였으나 낙폭을 0.1% 내외로 좁히며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