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감산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해야 원유시장 재균형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현지시각) 월간 보고서를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빈 회의는 원유 시장 재균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회원국은 생산량을 늘릴 것이고 원유시장은 유가가 분명히 오른다는 전망이 약한 상태에서 연중 내내 과잉공급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내내 시장이 과잉공급 상태를 지속한다면 유가가 다시 하락할 위험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유가는 지난 1월 13년래 최저치인 배럴당 27달러 선에서 상승해 현재 46달러 선까지 올라왔지만 지난 2014년 중반 가격보다 약 60%가량 저렴하다.
<사진=신화/뉴시스> |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말 알제리에서 만나 산유량을 하루 3250만~3300만 배럴로 줄이기로 잠정 합의하고 이달 30일 빈에서 열리는 공식 회담에서 세부 이행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빈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OPEC 산유국인 이라크가 감산 배제를 요구하면서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는 누그러진 상태다.
IEA는 OPEC 비회원국의 생산이 내년 하루 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이들의 생산이 하루 90만 배럴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OPEC의 감산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다시 재고가 쌓일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올해 초 원유 공급은 수요량을 하루 200만 배럴 웃돌았다가 3분기 들어 초과 공급 현상이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하루 사상 최대치인 3383만 배럴을 생산한 가운데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와 캐나다 등이 생산을 늘리고 있어 시장 재균형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 IEA는 "이것은 2017년은 올해와 유사하게 공급이 늘어나는 또 다른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늘어나는 공급에 비해 수요량 증가가 부진한 점도 원유 시장 재균형에 대한 기대를 잠재운다. IEA는 세계 경제의 느린 성장과 인도와 중국에서의 더 완만한 수요를 볼 때 전체 원유 수요가 내년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