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BC·삼성·신한 웃고, 롯데·KB·우리·현대 울고
비용 절감 여부로 수익 갈려
[뉴스핌=이지현 기자]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 전체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적인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578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1조5737억원)보다 0.30% 증가했다.
올해 1월 말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업계는 올해 카드업계의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난해와 비교해 순익이 소폭 증가한 것. 카드 사용액 자체가 증가한데다, 비용 절감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BC·삼성·신한카드의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593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254억원)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순익 성장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나머니(하나금융그룹 통합멤버십 포인트)를 가장 많이 적립해주는 '하나멤버스 1Q카드' 시리즈 판매 확대로 영업 실적이 늘었다"며 "이와 더불어 지난해 외환카드와의 전산 통합에 들었던 통합비용이 올해 없어지면서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실적 개선 요인을 설명했다.
BC카드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비용 절감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부문, 자체 유통 브랜드 톨라(TORLA) 실적이 반영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1355억원의 누적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1127억원)와 비교해 20.30%가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전자결제대행업(PG)을 하는 올앳 지분 30만주를 KG이니시스에 135억원에 매각하면서 일회성이익이 늘어 올해 3분기 2837억원의 누적순익을 냈다. 지난해(2577억원)보다 10.0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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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용절감 효과가 덜했던 롯데·KB·우리·현대카드는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86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1077억원)와 비교해 실적이 19.94% 감소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3454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2849억원)보다 17.37% 실적이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올해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회원모집과 각종 프로모션 등 미래 성장기반 조성을 위한 마케팅 투자가 이어졌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과 마케팅 비용 발생으로 순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영세가맹점(연매출 2억원 이하)이 0.8%로, 중소가맹점(연매출 2억~3억원)이 1.3%로 각각 0.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총 6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신금융협회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수익이 4400억원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예상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금융상품 판매 확대도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올해 카드론 누적 이용액은 2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23조5000억원)에 비해 10.6%가량 늘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이후 선제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큰 폭의 실적 감소는 막은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론이나 자체 신사업 등 수익 사업에서의 성과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