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해외진출 부문에서도 시너지 기대
[뉴스핌=이지현 기자]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이 우리은행 지분인수를 계기로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외진출에도 우리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의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배당/주가)에 대한 기대도 크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참여해 각각 4%씩의 지분을 인수한다. 당초 보험사들이 우리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때 인수 가격이 3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정확한 투자금액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화·동양생명은 투자 차원에서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동양생명이 우리은행 지분을 각각 4%씩 인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장기 투자 차원에서 우리은행 지분인수를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사진=한화생명·동양생명> |
동양생명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이 가장 크다. 특히 이번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더불어 우리은행의 배당 수익률이 높은 만큼, 투자한 돈에 비해 수익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도 "우리은행은 주가가 안정적"이라며 "보험 계약 기간이 긴 보험사는 보통 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단기차익보다는 장기차익이 기대되는 안전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와 내년 배당수익률은 3.9%, 4.3% 수준으로 추정됐다. 민영화 성공 이후 배당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은행주 배당수익률(올해 2.8%, 내년 3.1%)보다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는 것.
방카슈랑스 영업 차원에서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은행에는 자산가 고객이 많아 우량 고객 확보가 용이한데다, 이들에게 보험사 이미지 마케팅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우리은행의 경우 지점 수가 많아 방카슈랑스의 주요 판매처로 꼽힌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초회보험료 중 방카채널 초회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화생명이 69.6%, 동양생명 95.1%에 달했다.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방카채널 비중이 높다. 더군다나 두 보험사 모두 우리은행 사외이사 추천 의사를 표명한 만큼, 향후 경영에 참여할 경우 방카슈랑스 채널 협력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점 수가 많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주요 판매처로 꼽힌다"며 "우리은행 지분 인수와 사외이사 추천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면 방카 분야 활성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이에 더해 해외 진출과 핀테크 부문에서도 우리은행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고, 지난 7일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이 문을 열었다. 한화생명 역시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위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이미 은행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에 있어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용이하다"며 "핀테크 부문도 아직 구체적인 협력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은행이 핀테크 부문이 앞서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