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극장’에서는 강원도 양양에 사는 김일명(65) 씨 부부의 사연을 소개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인간극장' 조선에서 온 그대…강원도 양양 김일명-김은희 씨 부부 "조선의 선비로 살아간다는 것"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14~18일 오전 7시50분 ‘조선에서 온 그대’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강원도 양양에 사는 김일명(65), 김은희(60) 씨 부부의 사연을 소개한다.
강원도 양양의 산 속에 자리 잡은 허름한 집. 그곳엔 마치 조선시대에서 방금 불시착한 것 같은 한 남자와 그의 아내가 살고 있다.
남편 김일명 씨는 오늘도 상투 틀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대금과 가야금을 연주하며, 붓글씨를 쓰고, 무예를 닦는다.
인공지능의 등장 등 세상은 숨 가쁜 속도로 달리는데, 21세기의 흐름과는 전혀 다르게 살아가는 그의 행동은 때로는 세상의 관심을 사려는 기행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가 ‘조선의 선비’로 살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배움의 열망이 컸지만 가난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해야 했던 그는 어린 나이부터 안 해본 일 없이 온갖 고생 다하며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다.
동생들 뒷바라지가 어느 정도 끝났을 즈음, 지친 몸과 마음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사는’ 삶이었다.
못다 한 공부의 한은 그런 생각을 굳히는 데 촉매제가 댔다. 그때부터 전국의 토굴을 떠돌며 어릴 때 서당에서 배운 붓글씨를 연마하기에 이른다.
그 무렵, 떠돌이 선비에게 아내 김은희 씨가 다가왔다. 초라한 행색을 보고 모든 이들이 외면할 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던 은희 씨. 그 인연으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7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산 속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지조 있는 선비로 살아가는 일은 먹 향처럼 향기로운 일만은 아니다. 한 달 생활비는 국민연금으로 지급받는 단돈 19만원.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건 절대 사절이다.
형편과 처지대로 살아가면 거기에 행복이 있다는 일명 씨의 세상 속으로 ‘인간극장’이 들어가 본다.
◆세상사, 행복의 잣대는 바로 나
김일명 씨는 서예가로도 활동하고 있지만 도무지 돈에는 관심 없는 일명 씨는 글씨 값을 제대로 받는 일에도 서툴다.
가장 힘든 이는 가난을 벗 삼아야 하는 아내 은희 씨다. 한 달 공식 수입은 국민연금으로 받는 19만원이 전부. 그러니 두부 하나 사려 해도 ‘목돈 지출’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형편과 처지대로, 두 사람은 적빈한 삶을 헤쳐 나간다. ‘궁즉통’이라고 생활 속에서 얻은 지혜가 단단히 한 몫을 한다.
손재주가 좋은 일명 씨는 집 안에서 필요한 것들을 뚝딱 만들어주고, 은희 씨는 살림 고수의 실력을 발휘해 가난 속 풍요를 일구어낸다.
반찬은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로 해결하고, 물 한 방울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는 이들의 생활은 다른 이들 눈엔 궁상맞아 보일지 모르지만 부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단다.
김일명 씨는 세상을 벗어나 조선의 선비로 살아가며 얻는 것과 잃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지 ‘인간극장’을 통해 전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