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TPP, 오바마케어, 기후협약, 이란 핵협상 재검토
[뉴스핌=이고은 기자] "오바마케어는 재앙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받는 건강보험 개혁법안 '오바마케어'를 집중 공격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폐기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9일(현지시간)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가 오바마케어 폐지를 비롯해 그의 비전 실현을 위한 적법한 권한이 생겼다"면서, "트럼프 정부 하에서 미국은 전혀 다른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마했던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바람 앞의 촛불처럼 명운이 위태로워진 오바마 정부의 치적은 오바마케어 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핵심 업적인 각종무역협정, 기후변화 협약, 이란 핵협상 등을 모두 침몰시킬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사진=블룸버그> |
◆ 오바마의 유산, 바람앞의 촛불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반대하고 있으며,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근본적 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약은 중서부 러스트벨트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대선 판도를 결국 뒤집어놨다.
오바마 정부에서 이룩해낸 이란 핵협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발목이 잡힐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맺은 이 협상에 대해 '폐기하거나 적어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에 대한 오바마와 트럼프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오바마는 '핵 없는 지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설정하면서 그의 임기를 시작했으나, 트럼프는 일본과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왔다.
선거유세 당시 트럼프의 집중 포화를 받았던 건강보험 개혁법안 '오바마케어'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대신 미국인들이 주 경계선을 넘어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헬스케어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가 파리 기후협정 폐기를 공언하면서 협정 체결을 이끈 유엔 역시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는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고 만든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면서 파리 기후협정을 취소하겠다고 맹세했다. 트럼프는 유엔 지구온난화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모든 비용 지불을 그만두겠다고도 말했다.
미국 사회의 변화 여부를 결정짓는 연방 대법원은 더욱 보수화된다. 민주당은 연방 대법관 공석을 진보성향 인물로 채우려고 노력해왔으나 이 바람은 트럼프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진보성향과 보수성향 대법관이 4대 4로 균형을 이루고 있고, 클린턴 지지자들은 9번째 대법관을 민주당에서 나온 대통령이 임명하기를 원해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