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노무라·캐피탈이코노믹스·씨티 등
[뉴스핌= 이홍규 기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두워졌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9일 유로달러 금리선물 12월물은 내재금리 0.88%에, 3개월물 리보(Libor)금리는 0.883%에 각각 거래됐다.
월가 유력 금융지 배런스는 R.J. 오브리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존 브래디 전무이사가 "결국 선물시장이 12월에 금리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금리선물 시장의 변화를 풀이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또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급락한 것은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자라는 기본 역할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충격에 대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보여준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앞서 6월 브렉시트에 따른 시장 혼란이 발생하자 연준은 금리 인상을 중단했고, 영란은행(BOE)은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유로존은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졌다. 이후 시장은 이내 활기를 찾으면서 브렉시트로 인한 하락폭을 쉽게 만회했다.
이 가운데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도 "현재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할 때 연준의 12월 가능성은 이제 논의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거취 문제까지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승리는 옐런 연준 의장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본다. 트럼프는 연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그동안 저금리를 유지했다고 주장해왔다.
노무라홀딩스의 조지 곤살베스 미국 금리 부문 리서치 헤드는 트럼프 당선 전에 이뤄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또, 시장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시점에서 변동성을 보이면 연준은 아마 금리 인상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이 현실화하면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글로벌 금융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웨스트팩의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승리로 인할 불확실성은 미국 경제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미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때까지 당장 금리 인상을 유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드 주요 10개국(G10) 통화 전략가 헤드는 "연준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을 피하려고 해왔다"며 "지금과 같은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연준은 (금리 인상에)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