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 리스크 중 하나로 다룰 듯.."기업 투자 지연시킬 수도"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순실 게이트'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할지 주목하고 있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당장의 사안에 대해 한은은 그동안 "면밀히 지켜보겠다"라며 말을 아껴왔다. 이 같은 중립적인 코멘트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금리 방향의 힌트를 찾고 싶어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7일 채권시장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는 미국 대선에 가려 무게감이 더욱 떨어졌다"며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적 리스크, 그로 인한 새로운 경제팀 구성 등이 혼재된 현 상황에서는 기존 발언을 반복하고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는 원론적인 것 이상을 바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통화정책방향(통방)'에서 직접 이를 경기 하방 리스크 중 하나로 명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통방문에 적시하지 않을지라도 기자들이 질문할 것으로 예상돼 이 총재 역시 언급 자체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정치적 사건이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빙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대선 결과도 금통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정책이 현실화되지 않아 당장 한은이 대응책을 내놓긴 힘들지만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현 민주당 정부와 결이 다른 정책방향이 설정될 수 있고, 금융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 이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환율이 오르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의 커질 수 있다"며 "이 총재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게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 정도를 피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 동안 금통위의 단골 메뉴였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한은은 기존 입장을 반복할 전망이다.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겠지만, 어조가 더욱 강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일단 급한 불을 끄겠다고 나선 만큼, 금통위 역시 정책 효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명목 기준금리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기준금리 추이 |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물가에 대한 한은의 판단도 관심거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했다. 현재 명목 기준금리가 1.25%이므로 실질 기준금리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2011년 1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 정책금리가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에선 국내 정치 권력 비리로 불황실성 커짐에 따라 경기부양에 대해 더욱 힘써야지 않겠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양측이 팽팽하게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