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원가절감 효과로 올 흑자전환 전망
[뉴스핌=전민준 기자] 삼양그룹 화학사업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그룹 화학 계열사이며, '공급과잉 품목'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삼남석유화학은 수년째 적자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각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 인력도 강화하는 등 '환골탈태' 중이다.
7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삼남석유화학은 몇년전부터 강하게 추진해 온 원가절감 활동, 감산을 통한 내수 비중 확대 등으로 3년 만에 수익창출에 성공, 올해 영업흑자를기록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경우 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삼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제품 고부가가치화라는 이름의 원가 경쟁력 활동을 작년부터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자발적 구조조정으로 연산 180만t이었던 생산능력을 120만t으로 줄인 것도 판매 안정성을 높이는데 효과적 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주주사인 미쯔비시화학 일본공장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것도 실적개선의 주요인이다. 삼남석유화학은 TPA, QTA를 납품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마진율이 타 고객사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남석유화학 관계자는 "미쯔비시로 납품하는 등 수출과 내수를 포함해 자가소비 비중이 50%로 늘어나면서 판매 안정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삼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줄어든 생산능력 60만t의 대부분은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성이 있는 시장개척에 성공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PET병 등의 소재로 쓰이는 TPA는,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자급률 상승으로 지난 2012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삼남석유화학 또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해마다 770억원 안팎의 손실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3월 월별 기준 처음으로 흑자를 낸 이후 매월 수천만원 이상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삼양홀딩스(40%)와 미쓰비시화학(40%), GS칼텍스(20%)가 지난 2003년 합작투자 해 설립했으며, 미쯔비시화학은 TPA를 포함해 이를 소재로 만든 최종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미쯔비시화학은 최근 삼남석유화학의 TPA, QTA에 대한 테스트를 마치고 수입하기로 최종결정 한 바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TPA 시황이 반등하고 있고 타 기업들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올해 5년 만에 최고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TPA 시황은 올 하반기 들어 신규 증설 제한, 가동률 조정 효과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에서 TPA의 주요 공급처인 폴리에스터(합성섬유) 수요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230만t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시황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TPA는 인간의 의식주와 관련된 제품의 소재이기 때문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업체들이 TPA 생산 감축으로 인해 전후방 제품들이 받을 영향을 평가한 뒤 실제 설비를 줄이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사이 시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