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 CJ 경영진의 "VIP(대통령) 말씀이냐" 물음에 "그렇다"
[뉴스핌=강필성 기자] 청와대에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녹취파일이 MBN을 통해 공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CJ그룹 최고경영층에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퇴진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골자다.
4일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이 인물은 전화 통화로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난다”며 “지금도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고 CJ그룹 측이 “그럼 VIP 말씀을 전하신 것이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CJ그룹에서 이유를 묻자 청와대 측은 “제가 안다해도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제가 (VIP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기부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지만 대기업 오너의 거취까지 간섭한 정황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청와대의 요구가 단지 압박에 그친 것만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2013년 말에 이뤄진 이 통화 이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기소됐다. 이어 이 부회장은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사실상 경에서 손을 땠다.
여기서 청와대 측 인물로는 당시 경제수석비서관, 전화를 받은 건 손경식 CJ그룹 회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 통화가 어떤 경위에서 누구와 이뤄진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