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공사 끝내려면 물량 확보 필수…건설 현장 비상 우려"
[뉴스핌=한태희 기자] 철도 파업이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물류대란이 시멘트에서 레미콘으로 번지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떨어지면서 레미콘사가 제때 시멘트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건설 현장도 멈출 수 있다는 우려다.
31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레미콘사들이 레미콘 제한 출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삼표와 유진, 아주 등 중대형 레미콘사 뿐만 아니라 지방이 거점인 중소 레미콘사도 시멘트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가 넘어가면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는 레미콘사들이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평소 1000톤이던 재고가 500톤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가 소진되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번주가 지나면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대형 레미콘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급 차질은 없다"면서도 "파업이 길어지면 시멘트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생산량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섞어 만든다. 레미콘에 시멘트가 약 57% 들어갈 정도로 핵심 자재다. 하지만 화물열차 운행률이 뚝 떨어지면서 시멘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소대비 61.8%까지 하락했다.
공사현장에 콘크리트를 공급하는 모습 / <사진=갑을상사그룹> |
문제는 지금이 레미콘 극성수기라는 점이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골조 공사를 끝낼 요량으로 건설사는 공사에 속도를 낸다. 보통 12월까지 레미콘 수요가 급증했다가 이듬해 2월까지 수요가 감소한다.
더욱이 올해는 하반기에 아파트 분양이 급증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전국에서 약 21만가구가 분양된다. 아파트 분양과 동시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올 가을은 다른 해보다 레미콘을 더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레미콘업계의 설명이다.
중소 레미콘사 대표는 "비용 부담을 떠안고 육상 운송을 했는데 한계에 왔다"며 "이번주부터 출하 물량을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반대하며 35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철도파업으로 시멘트회사 피해액이 300억원(지난 28일 기준)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