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홍콩 비거주 외국인 주택 구매 14개월 최고
전문가들 "중국 투자자 주도…위안 약세·국내 규제"
[뉴스핌= 이홍규 기자]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3월 저점에서 11%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홍콩 주택 매입 규모가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투자자들이 위안 약세와 부동산 규제를 피해 주택 매입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홍콩 세무국에 따르면 지난 9월 비거주 외국인의 주택 구매가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250채를 기록했다고 2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홍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기 직전인 지난 2월 62채에서 대폭 늘어난 규모다.
세무청이 구매자의 국적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지만 전문가와 개발자들은 중국인들이 큰 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상업은행의 라이언 람 분석가는 "중국인들이 주된 바이어들이었다"며 위안화 추가 약세 전망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정환율제(달러 연동)인 홍콩달러가 위안화의 헤지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부동산 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본토 시장 단속에 나선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들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았다.
부동산업체 미드랜드 리얼티의 새미 포는 이 같은 요인 외에도 "부동산 개발자들이 중국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인지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인센티브 등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드랜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본토 투자자들의 매입 규모는 전체 구입 금액의 31%를 차지했다. 부동산업체 센타라인은 같은 기간 본토 투자자들이 전체 구입 금액에서 16.3%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홍콩 정부가 해외 구매자에게 15%의 세금을 부과하기 직전인 201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이달 초 홍콩의 휘록 프로퍼티스는 본토 구매자들이 정부의 세금 부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휘록 프로퍼티스의 리키 웡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 9월 중국 구매자들은 카오룽개발의 고급 부동산인 원호만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본토 투자자들이 재산보호와 보유 자산 다변화 목적으로 홍콩에서 2차 주택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