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Mnet ‘언프리티랩스타3’에서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방송에 적응할수록 따라오는 부담으로 실수도 잦았다. 하지만 탄탄히 쌓아온 자이언트 핑크(25)의 실력은 금세 회복됐다. 그렇게 기세를 올린 그는 강적 나다를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초반에 우승후보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방송에 나온 경험도 없는데 ‘언프리티랩스타3’ 우승후보에 이름이 올라가니까 설렜죠. 처음부터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것보다 좋은 소리를 들어서 마냥 좋았죠. 하하.”
허스키한 보이스, 강렬한 플로우는 다른 래퍼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다와 디스배틀 때부터 살짝 삐끗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자이언트 핑크는 가사 실수를 반복하며 다소 굴욕적인 ‘절핑’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처음에는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처음 시도하는 방송이었고, 우승후보 얘기까지 들려오니까 재미있었죠. 그런데 회를 거듭하고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부담이 커지더라고요. 시작도 전에 좋은 얘기만 들었던 게 독이 됐죠. 근데 ‘절핑’이라는 별명은 기분이 좋아요(웃음). 제가 별명이 없는데, 이참에 생긴 거니까요. 아쉬운 건 ‘자이언트 핑크’라는 이름을 먼저 못 알렸다는 거죠.”
계속된 가사 실수는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무려 7트랙이 진행될 동안, 프로듀서의 트랙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핑크는 “실수가 많아서 생각하는 시간을 정말 많이 가졌다”고 털어놨다.
“첫 가사를 절 당시부터 실수한 순간의 방송을 다 찾아봤어요. 제 스타일도 보여주면서 프로듀서의 트랙에 제 자신을 맞추려고 하다보니 욕심이 과해지더라고요. 프로듀서의 관점이 뭔지 모른 상태에서 너무 깊게 파고들었던 거죠. 가사도 방송 직전까지 계속 수정해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러다보니 계속 실수가 나오더라고요. 마인드컨트롤하려고 노력했어요.”
그의 말처럼 프로듀서 관점에 맞추려다보니 얻지 못한 트랙이 많았고, 그 중엔 정말 뼈저리게 후회가 되는 것도 있었다. 바로 길과 스윙스 프로듀서의 2번, 7번 트랙이다.
“2번과 7번 트랙은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 비트에 제 목소리가 정말 잘 묻어났는데 아쉽게도 트랙을 얻지 못했어요. 대중성을 잡지 못한 게 가장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10대들은 공감할 수 없는 가사였죠. 욕심이 많이 생겼는데 아쉬움이 커요. 특히 2번 트랙은 아쉬움이 가장 커요. 이번 방송을 통틀어 봤을 때 스스로 가장 잘 한 랩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웃음).”
‘언프리티랩스타’에서 자이언트 핑크를 떠올리면 강렬한 래핑과 더불어 ‘센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푹 눌러쓴 모자와 다른 래퍼와 달리 유독 노출이 없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걸 크러쉬 끝판왕’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하지만 방송과 달리, 자이언트 핑크는 여성스러움이 가득 묻어났다.
“방송에서 비춰진 모습도 제 것이지만, 저도 나름 여성스러워요. 하하. 방송에 너무 세게 나와서 저도 당황했어요. 이런 이미지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지만, 싫어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제 진짜 성격을 보여드릴 기회는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센 사람은 아니에요. 사투리와 랩을 할 때 자극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아요. 래퍼 자이언트 핑크는 강할지 몰라도, 박윤하는 여성스러워요.”
센 이미지보다, 그리고 절핑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 보다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앨범이다. 아직 ‘자이언트 핑크’ 이름이 박힌 앨범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언프리티랩스타’에서 선보였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갈 건지, 아니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지 고민이에요. 올해 안으로 앨범을 내려고 준비 중이죠. 편하게 자주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활동하고, 잊혀지지 않는 래퍼가 되는 거예요.”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