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축열에너지·핀테크광고플랫폼·AR콘텐츠개발 등 추진
[뉴스핌=이보람 기자] 모바일솔루션·플랫폼개발업체 필링크가 3가지 신사업으로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양석모 전략기획실 상무는 19일 서울 본사에서 비공식 NDR(Non Deal Roadshow)을 통해 "지난 16년동안 쌓아 온 IT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지분을 인수한 자회사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링크는 지난 2000년 설립된 모바일솔루션 및 관련 플랫폼 개발·제공업체다. 회사는 그동안 11번가와 같은 국내 오픈마켓폼플랫폼 구축 사업과 2G기술에 기반한 메시징 솔루션 사업 등을 펼쳐왔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지난 2012년부터 매출이 줄어들고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새롭게 회사의 경영권을 잡은 현재 최대주주 리버티파트너스외 2인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자회사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필링크가 현재까지 뛰어든 사업은 ▲빙축열관련 에너지사업 ▲증강현실(AR) 콘텐츠개발사업 ▲핀테크광고플랫폼 사업 등 3가지다. 회사는 각각 자회사 지분 인수를 통해 해당 사업에 뛰어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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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크 신사업 관련 투자 회사 <자료=필링크 IR자료 갈무리> |
특히 올해 4월 유엠에너지(UMEC) 지분 45%를 확보하며 시작한 에너지사업의 경우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180억원의 매출액을 내며 회사 실적 회복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해당사업은 야간 전기요금이 낮보다 절반 가량 싸다는 점에 착안, 밤에 얼음을 얼리고 이를 주 영업시간대인 낮 시간에 활용해 전기요금을 효율화하는 설비를 쇼핑몰 등에 마련해 주는 게 주요사업이다.
AR 콘텐츠 개발사업의 경우 유·아동 콘텐츠 제작회사 '지니키즈'를 지난 8월 인수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현재 지니키즈가 보유한 콘텐츠에 필링크가 갖고 있는 VR 기술을 접목한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해당 콘텐츠를 기존 고객사인 SK텔레콤, KT 등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지니키즈의 실적은 올해 3분기부터 필링크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된다.
핀테크광고플랫폼 사업은 관계회사 엔존소프트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엔존소프트는 소규모 벤처기업 형태로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양 상무는 "엔존소프트가 추구하는 목표는 이미 유명한 '배달의 민족'이나 '직방' 어플리케이션 처럼 '생활가치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들이 지하철을 5번 타면 1번은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광고를 이용자들에게 노출시킨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광고수익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어플리케이션은 이미 상당 부분 개발이 완료돼 이르면 오는 12월 일부 구간에서 시범 사용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양 상무는 이어 "다만, 엔존소프트의 경우 서비스가 출시돼 자리를 잡을 때까지 소폭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때문에 아직 필링크의 연결 실적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권가에선 자회사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필링크의 실적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사업구조가 변화되면서 신사업 중심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며 "모바일광고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회사 효과로 필링크는 이미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8억9210만원, 영업이익은 18억793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매출액은 81억9600만원이었고 영업손실은 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세는 자회사 유엠에너지의 역할이 컸다. 유엠에너지는 신세계그룹을 고객사로 확보, 지난해까지 이마트 여러 곳의 냉방공조시스템을 교체하는 수주를 받았고 올해에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의 냉방공조시스템 공사를 맡아 실적 성장을 이뤘다. 이같은 실적은 필링크가 지분 인수를 완료한 올해 2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에너지사업은 향후에도 필링크의 현금창출원(cashcow) 역할을 톡톡히 해 낼 전망이다.
양 상무는 "하반기에도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관련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는 필링크가 자체 보유한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특허를 유엠에너지가 만드는 시스템에 적용해 필링크 별도기준 영업이익 개선률도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대주주 손바뀜 이후 회사측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 대주주 엑시트(Exit)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흘러나오는 데 대해 회사 측은 "최대주주 측이 인수후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을 노렸다면 실적이 탄탄한 회사가 아닌, 무조건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업종 위주로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겠냐"며 "지금은 회사 사업을 키우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필링크는 올해 3월 2580원을 바닥으로 지난 6월 727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횡보하던 주가는 최근들어 다시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며 5400원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