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채, 향후 금리 상승폭 제한적…투자 매력 낮아
미 금리인상 앞두고 "더 방어적 운용"
[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가 영국이 다음달 재정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영국 국채(길트)의 금리 상승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핌코의 마이크 애미 파운드 포트폴리오 부문 책임자는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다음달 연설에서 재정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먼드 재무장관은 지난 7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올 가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영국 경제가 다소간의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정적 충격을 상쇄하려는 목적이다.
최근 1개월간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최근 하드 브렉시트 우려로 파운드화가 급락하면서 영국 국채 가격은 이달에 큰 폭 추락했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 가격은 금리가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뛰면서 가격이 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떨어졌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이달 초 0.7%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를 웃돌고 있다.
다만 마이크 애미는 앞으로 영국 국채의 금리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투자 매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재정 정책이 긴축적일 때는 국채 금리가 1%여도 매력적이지만, (부양책으로) 재정 적자가 증가할 경우에는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영국 국채 금리가 그동안 올랐던 것에 비하면 향후 상승 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우려 속에서 한동안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영국 국채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핌코의 요아킴 펠스 글로벌 경제자문은 "글로벌 경제는 내년 말까지 최소 한 번 이상의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금리인상 앞두고 "더 방어적 운용"
핌코는 또한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운용을 더 방어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핌코에서 핵심 전략을 담당하는 스콧 매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위험을 줄여야 한다"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때 이전보다 더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핌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내년 말까지 2~3번 이뤄질 수 있다고 이번주 초에 전망했다. 간밤 발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경제 회복 신호가 나타난다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콧 매더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물가연동 채권, 신용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얻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채권 뮤추얼 펀드인 핌코 토탈 리턴 펀드는 전체 자산에서 모기지 채권의 비중을 지난 8월 49%에서 9월 55%로 늘렸다. 미국 국채와 기타 자산의 비중은 45%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