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하이일드-유로 표시 채권 ETF 인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 유입이 지속되면서 자산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났다.
연초 이후 크고 작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고조된 데다 이른바 ‘개미’들의 채권 투자 기법이 변화하는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채권 ETF로 밀려든 자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전체 ETF 시장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주식부터 채권, 상품 등 ETF의 전체 투자 자금이 3조400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말 3조달러에서 4000억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6120억달러 규모의 ETF가 채권 관련 상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4950억달러에서 24% 늘어난 수치다.
스티븐 코언 블랙록 채권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 ETF가 가장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며 “아울러 ETF를 통해 채권 매매와 수익률 창출이 과거에 비해 쉬워지면서 관련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사자’는 투자등급 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투자등급 채권 ETF로 연초 이후 33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관련 상품의 전체 투자 자금이 1580억달러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이머징마켓 채권 ETF 역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수익률에 목 마른 투자자들이 신흥국으로 몰린 결과다.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 ETF로 15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고, 투자 총액은 380억달러로 불어났다.
SPDR ETF 스트래티지 앤 리서치 에미아의 안토인 레슨 대표는 “영국 회사채와 유로화 표시 회사채, 그리고 하이일드 및 이머징마켓 채권의 투자 열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분기 이머징마켓 채권 ETF 투자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2분기 연속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가 지속되면서 신흥국과 하이일드 본드의 매입 열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