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한미약품 어디로?] '1조' 기술수출이 자율 공시?…제도 허점 드러나

기사입력 : 2016년10월04일 13:56

최종수정 : 2016년10월04일 14:07

한미약품 "거래소 승인 절차로 공시 지연"
업계 "포괄적 공시제도 보완 필요"

[뉴스핌=이보람 기자] 한미약품의 공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증권가 안팎에서 공시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현행 규정상 '자율공시'로 분류되면서 이번 사태의 장본인인 한미약품은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있게 돼 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올무티닙 기술수출 취소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손지웅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 김재식 최고재무책임자 <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 오전 9시 30분경 한미약품은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지난해 맺은 '올무티닙(HM61713)'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이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일 오후 7시경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계약 파기를 통보받았다. 통보부터 실제 공시까지 시간차는 14시간인 것.

문제는 회사측이 전날 호재성 공시를 먼저 내보냈다는 데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미국 제넨텍과 경구용 표적항암제 'HM95573'에 대한 기술이전계약(L/O)을 체결했다고 같은 달 29일 장 마감 뒤인 오후 4시 30분경 공시했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발표를 호재로 해석, 30일 장 초반 한미약품을 집중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은 누가봐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한미약품은 이날 개장 직후 5% 넘게 상승, 장중 최고가 65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30분 뒤 악재 발표로 하루 동안 주가는 18% 가량 급락했다. 변동폭이 24%p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늑장' 공시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한미약품에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현행 제도상 기술이전 등과 관련된 공시는 '자율공시'로 분류돼 있는 데다 중요 공시사항을 24시간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지켜졌기 때문. 결국 제도의 허점은 금융당국과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은 셈이다.

한미약품측은 지난 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의도적으로 지연 공시를 한 것은 아니고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받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규정대로 24시간 내에 공시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기술 도입·이전·제휴 등과 관련한 사항'은 지난 5월 도입된 포괄적 공시제도 도입에 따라 '자율공시'로 분류된다. 이 제도는 54개 의무공시 항목 이외에 기업이 투자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했을 때 24시간 내 자율적으로 공시하게끔 한 것이다.

지난 2012년 거래소의 공시 사전 확인 절차가 완화된 데 이어 올해 확인 절차가 아예 폐지되는 등 공시 관련 제도가 꾸준히 완화되면서 해당 제도도 도입됐다. 당시 금융당국과 거래소 등은 기업의 편의와 공시의 신속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결국 한미약품측 주장과는 반대로 거래소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시가 늦어진 데 대한 한미약품의 책임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거래소측 관계자는 "30일 개장 전 공시를 권고했으나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미약품에 투자한 한 전업투자자는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왜 자율공시로 분류되는 지 모르겠다"며 "이번 건은 기업의 영업이나 실적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경영사항' 공시로 분류, 사유 발생 당일까지 공시토록 제도를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포괄적공시는 중요한 공시사항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공시하게 만든 제도로 24시간 내에 공시토록 한 내용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치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는 공시 시점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괄적공시제도가 도입 취지대로 활용되기 위해선 법원 등에서 해당 제도를 지지하는 판례 등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라며 "기업이 제대로 공시를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소송 등이 제기되면 기업이 아닌 투자자 쪽에 손을 들어줘 기업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걸 인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 탓 수색 난항으로 생사 불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했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 활동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앞서 사고 헬기가 비상착륙 했다고 보도했다가 내무부 확인을 거친 뒤 추락으로 표현을 바꿨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헬기 추락 인근 지역에 구조대가 급파됐으나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0 kwonjiun@newspim.com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한 명과 또 다른 탑승자 한 명이 구조대원들과 접촉했다는 증언도 나왔고, 헬리콥터 위치를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국제적십자사 조직인 이란 적신월사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헬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수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실종 헬기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건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도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 중이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2024-05-20 05: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