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행법 개정 '투트랙' 작업 진행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은행법 개정 작업을 별도로 진행키로 했다.
우선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고 은행법 개정안(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은 연내 통과가 안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국회 설득작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의결권 주식을 50% 이내까지 보유토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4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케이뱅크에 대한 본인가는 은행법 개정과는 관계 없이 현행 은행 법규와 인가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은행법 개정이 안되더라도 (본인가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케이뱅크 준비법인은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 내 관련부서 합동으로 '인가심사 TF', '실지조사반'을 운영키로 했다. 케이뱅크는 본인가 이후 올해 중 영업개시를 목표로 은행 설립을 진행중에 있다.
K뱅크는 지난 22일부터 IT 통합시스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K뱅크> |
하지만 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을 통과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이 본인가를 내줘도 케이뱅크는 반쪽자리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케이뱅크의 운영 주체인 KT가 대주주로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
은산분리 원칙은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기업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 행사는 4%내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T는 현재 케이뱅크 지분 8%를 갖고 있고 앞으로 전체 지분의 50% 이상 확보할 계획이지만, 현행 은행법에 따라 의결권 지분이 4%로 제한된다. 올해 11~12월 경 본인가 신청을 목표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작업을 진행중인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카카오의 의결권(지분율 10%) 지분 역시 4%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안에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KT와 카카오의 추가 지분 매입에 차질이 생기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연내 출범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KT와 카카오 모두 은행법이 개정되면 증자해 지분을 늘리고 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은행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가 국회를 상대로 설명과 설득을 하고 있고 결국 판단의 문제로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의 전제조건으로 (은행법 개정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상태에서 법개정이 안됐다고 해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주주들이 반발하는 건 없다"면서 "당장 어렵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케이뱅크의 본인가 여부를 올해 중 결정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 임원, 인력·전산체계 등 법상 인가심사 요건 충족여부를 심사하고 실지조사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를 해봐야 하지만 본인가 결정은 좀 더 당겨질 수도 있고 다소 탄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