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조1827억원 현금 출자로 국책은행 수혈 '
수은 코코본드 1조 발행 이유 없어, BIS비율 10.5%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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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정부가 1조2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다. 정부가 산은과 수은에 각각 2477억원, 9350억원을 증자함에 따라 기업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한 11조원 규모 ‘마이너스 통장’인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는 당분간 사용할 일이 없어졌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2477억원 규모의 신주 4954만주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이 신주는 대주주인 정부가 모두 인수한다.
수출입은행도 일주일 전 이사회에서 총 9350억원의 증자를 결정하고 정부가 전액 현금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산업,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투입된 재정 규모가 1조1827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의 6월말 기준 총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 규모는 32조원, BIS 총자본비율은 15.15%로 높은 수준이어서, 이번 증자로 자본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지는 않는다. 또한 정부가 산은의 안정적인 자본비율로 정한 13%도 넘는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9379억원 적자로 2분기말 BIS 총자본비율이 9.68%로 낮아져, 이번 증자로 자본적정성이 크게 개선된다. 수출입은행에서는 9월 외환변동성 손실 반영이 남아있지만, 정부가 안정적인 기업구조조정 수행에 필요한 적정 BIS비율 10.5%는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이번 증자로 마련한 재원을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에 투입한다. 이 프로그램은 산은과 민간자본이 각각 15조원씩 출자해서 기업투자를 촉진해 기업구조조정, 신사업 투자 등 산업재편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15년 2월부터 가동했다.
산은이 기업의 투자위험을 직접 분담한다는 취지였다. 그래서 투자방식이 담보가 있는 ‘대출’보다는 직접투자(지분투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등으로 직접 위험을 떠안았다.
이번 증자로 산은과 수은 자본비율이 안정권에 들어가면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과 같은 자체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 수은은 1조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지난 6월 발행하려 했지만 보류했다. 산은도 지난 5월 코코본드 70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올해 1조원 계획을 세웠지만, 이번 증자로 조달 이유가 줄었다.
특히 최후의 자본확충 방안인 한국은행과 정부가 마련한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 활용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정부 말대로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으로 남게 됐다.
강준모 기획재정부 재정집행관리팀장(과장)은 "추경으로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수은 산은 출자와 신용보증기금 등 출연(4000억원)을 즉시 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