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안대의 중간 가격대 제품 유망
[뉴스핌=이지연 기자] 6조원대 중국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을 놓고 글로벌 선두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식음료 기업과 글로벌 커피 전문점들은 점점 확대되는 블루오션 중국 RTD 커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영업력 정비 등 경쟁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RTD 커피는 레디-투-드링크 커피의 줄임말로, 구입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캔, 컵, 병 등 형태의 커피를 가리킨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대만계 식음료 대기업 캉스푸(康師傅, 00322.HK)와 손을 잡고 최근 10위안(약 1600원)대 RTD 프라푸치노 4종을 출시했다. 네슬레, 퉁이(統一), 코카콜라에 이어 중국 RTD 커피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
‘중국산’ 스타벅스 RTD 프라푸치노는 중국 39개 도시의 마트, 편의점,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1만8000곳에서 판매된다.
스타벅스 RTD 프라푸치노는 이전에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전량 수입해왔기 때문에 가격대(22위안)가 높아 대중화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캉스푸가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가격대를 10위안대로 낮췄다. 중국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스타벅스가 중국 음료 시장 공략을 위해 메이저 식음료 기업 캉스푸와 협력을 체결한 것은 작년 3월의 일이었다. 당시 스타벅스는 음료 연구개발 및 브랜드 구축을, 캉스푸는 스타벅스 음료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전담키로 했다.
캉스푸와 손잡고 RTD 프라푸치노 '중국산화'에 성공한 스타벅스. 10위안대로 가격대를 낮추며 중국 RTD 커피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의 인스턴트 커피 및 기능성 음료 시장은 60억달러(약 6조5844억원)에 육박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3년 내에 이 시장이 20%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피라미드 형태를 보면, 꼭대기층은 고급 시장으로 제품 가격대는 20위안선이다. 중간층은 10~20위안대, 아래층은 5위안대다. 이중 5위안대 시장은 네슬레와 대만 기업 퉁이가 꽉 잡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다. 앞서 코카콜라도 5위안대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했다. 가격 포지셔닝에 실패한 것이다.
중국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공략하려면 가격 포지셔닝 외에도 중국 소비자의 소비 패턴 고급화 추세를 읽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격이 높아도 품질이 좋으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에 봉지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중국산업조사연구원은 고급 커피가 앞으로 중국 커피 소비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작년 3월 네슬레는 유통기한이 거의 끝나가는 봉지커피 약 400톤을 폐기한 바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천만위안이 넘는 양으로, 1992년 이후 최대 규모의 폐기량이다.
물론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중국 커피 시장의 대세는 여전히 ‘봉지커피’다. 봉지커피의 점유율은 71.8%이며, 그 밖에 RTD 커피는 18.1%, 직접 내린 커피(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는 10.1%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2019년에는 봉지커피의 점유율이 6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RTD 커피 및 직접 내린 커피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