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파업에 대해 "'해도 너무한' 집단이기주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최근 파업동향 및 대응방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금융·공공기관의 파업은 온 국민의 경기회복과 구조개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최근 파업동향 및 대응방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이번 파업으로 우리 산업과 청년층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미약했던 회복 모멘텀마저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회복과 추락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경제를 다시 반석 위에 올리는 길은 구조개혁뿐인데, 이마저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유 부총리는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금융기관에 이어 철도와 지하철, 공공병원 등 공공기관마저 성과연봉제 반대를 이유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국민의 공분을 살 뿐"이라고 말했다.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은 지난해 9월 15일 노사정 합의사항으로,결코 저성과자 해고를 위한 것이 아니며,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학벌이나 나이가 아닌 직무중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라는 설명이다.
유 부총리는 "이와 같은 경직적이고 불합리한 임금체계와 투쟁, 파업만을 일삼는 시대착오적 노동운동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뿐"이라며 "오늘 발표한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어 26위에 머물렀는데, 임금결정의 유연성 73위, 노사협력 135위에 그치며 전체 국가경쟁력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높은 보수를 받는 금융기관과 고도의 고용안정을 누리는 공공기관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 파업은 '해도 너무한' 집단 이기주의"라며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유 부총리는 "7월 이후 파업에 따른 현대차의 누적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하며, 대기업 '귀족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협력업체는 몇 배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와 맞물려 지역경제 위축과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노조 이기주의와 고비용·저효율의 노동시장으로 인해 기업들은 공장 신설 등 국내 투자와 채용을 주저하게 되며,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일자리를 얻기 위해 뛰어다니는 청년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가 1998년 이후 해외공장을 11개 지어 4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 동안 국내 공장은 하나도 짓지 않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해 들어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선뜻 국내에 공장을 짓고 사람을 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공공기관과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일터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어떠한 저항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관철하고, 나아가 노동개혁을 완수할 것"이라며 "이번 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 필수유지업무 준수를 철저히 적용할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관계부처는 긴밀히 협조해서 국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현대차 노조가 즉각 파업을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