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 광고로 소비자관심 유도 ‘성공’
[뉴스핌=전지현 기자]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기능들을 완벽하게 설명하면서도 재치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웃음을 유발하는, 일명 ‘약빤(약을 먹고 만든 것만큼 무척 잘 만들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 이해도를 높이면서 보는 즐거움까지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눈에 띄지 않았던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면서 매출 향상이라는 효과까지 불러오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는 지난 19일 온라인상에 화장품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우 마동석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선공개한뒤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품이 출시되지도 않았는데, 폭발적인 조회수와 출시 문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 상남자 이미지를 주로 보였던 마 씨는 광고 속에서 분홍색 점무늬 앞치마를 두른 점포 사장으로 변신하고 자신의 얼굴에 퍼프를 두드리며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이 광고 효과에 에뛰드하우스 공식 유투브 채널과 페이스북에 21일 공개된 이후 22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간 광고 현장 사진이 담긴 글은 조회수 6만건을 넘으며 인기 게시물에 등극되기도 했다.
광고영상 인기에 힘입어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애니 쿠션 크림 필터’를 검색하면 ‘애니 쿠션 크림 필터 출시일’이 검색어로 자동완성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 출시일을 묻는 소비자 문의가 빗발친다는 설명이다. 이 제품은 30일 출시될 예정이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는 지난 4월 TV-CF 광고 2탄을 공개한 뒤 매출이 184% 깜짝 신장했다. 특히 방송이 처음 공개된 첫달에는 매출 23억원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약 60% 반등효과를 봤다. 기존 드링크류가 다소 무거운 느낌으로 중장류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며 젊은층 선호도가 비교적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효과다.
<사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에뛰드하두스 '마동석편',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투쿨포스쿨) |
동아오츠카는 비타민 드링크의 상큼하고 생기발랄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깨방정' 콘셉트를 도입했다. 동아오츠카의 이 광고는 그동안 대표브랜드 포카리스웨트를 통해 유지하던 깨끗하고 정적인 분위기 콘셉트를 과감히 버린 첫 사례이기도 했다. 모델 전현무와 홍진영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기는 생동감을 그림으로써 소비자층 확대를 노렸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화려한 색상과 깨방정 장면으로 산뜻하고 젊은 감각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콘셉트를 처음 도입했다"며 "제품인지도도 높아지고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메이크업 마니아층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던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은 톡톡한 광고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사례다. 이 회사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 콘셉트를 살려 지난 8월6일, 무당이 등장하는 마스카라 광고를 선보였다.
여성들이 메이크업 때 마스카라를 바르기 힘들어하는 데 착안해 3단으로 브러쉬 각도 조절이 가능한 마스카라 장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라는 가사의 BGM이 영상과 오버랩되며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재미있는 광고, BGM으로 불편한 포즈로 마스카라를 바르는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공감을 얻으며 광고가 전파를 탄지 한달 반만에 1월에 출시된 제품은 홈페이지 판매 TOP 2위에 올랐고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20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론칭한 국내브랜드 투쿨포스쿨은 해외 10여개국 진출에 프랑스 최대 규모 갤러리 라파에트에도 국내 최초로 입점했을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2011년, 2013년 해외유명 공모전 수상 이력도 있지만 일부 메이크업 마니아층에서만 유명세를 탔을 뿐 국내 일반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소한 제품으로 여겨졌다.
회사 측은 "뛰어난 품질은 물론 예술적 가치를 더해 제품이 아닌 ‘작품’을 선보이는 투쿨포스쿨은 타 브랜드처럼 대대적인 홍보나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높은 재구매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메시지라고 특색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현 트렌드로 소비자 구매욕구를 솟구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브랜드의 자극적인 광고가 언제나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나치게 웃음을 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성차별 등과 같은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치킨전문 브랜드 KFC의 오스트레일리아 KFC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4월 선보인 한 광고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여 게시물을 삭제한 바 있다.
당시 광고사진에는 ‘경고. 뜨겁고 매운 것이 곧 나온다’는 선전 문구와 함께 남성의 하체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됐고 옆에 있는 여자가 웃는 얼굴로 손을 뻗어 보고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KFC 오스트레일리아는 "기획 의도와 다르게 불쾌감을 드렸다"며 문제 게시물을 지웠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웃음을 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브랜딩을 놓치거나, 논란을 일으키는 주제로 제작돼 제품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