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장기물 국채 매입 권고
그린스펀, 채권 상승 영속 불가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왕으로 통하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와 한 때 전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가 채권시장을 놓고 상반되는 주장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그로스 펀드매니저가 채권 매수를 권고한 반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한 차례 채권시장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앨런 그린스펀 <출처=블룸버그> |
그린스펀 전 의장은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강세장이 펼쳐질 때마다 가격 상승이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투기적 안정의 고전적인 정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연준 정책자들이 매파 발언을 쏟아낸 데 따라 1.7% 선까지 뛰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내림세로 반전, 이날 장중 1.62%까지 밀렸다.
연준이 중장기 측면에서 온건한 정책 기조를 내비친 탓이다.
상황은 유럽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과 독일 등 일부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 흐름을 탔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규모가 10조달러를 웃도는 실정이다.
지난 9일 이른바 ‘서브 제로’를 탈피, 0% 위로 올랐던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마이너스 0.09%로 떨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채권시장 랠리가 영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채권시장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빌 그로스 <사진=블룸버그> |
앞서 그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까운 시일 안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본격적인 상승이 나타날 때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그로스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에게 장기물 국채 매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장기 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나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경기 부양책에서 금리 통제로 이동한 것이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글로벌 전반의 성장률 둔화와 저조한 인플레이션 역시 채권 매수 포지션에 걸맞는 여건이라는 얘기다.
그로스 펀드매니저는 최근 장기물 국채 매입을 확대,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스는 채권 베어마켓의 타이밍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BOJ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캡 설정으로 인해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독일 장기물 국채의 가격 하락 여지가 상당폭 제한됐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