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논의 개시, 양 노조 집행부 동수 등 합의 이뤄
[뉴스핌=한기진 기자] KEB하나은행의 옛 하나,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통합돼도 노조위원장은 양측에서 한 명씩 뽑아 두 명이 맡는 공동위원장 체제로 간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외환은행 노조설득이 큰 힘이 돼, 그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현재 별로 운영중인 하나,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2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지부를 해산한 뒤 통합하는 안건을 올린다. 조합원 찬성표가 과반을 넘기면 통합선거를 실시해 내년 1월 통합 ‘KEB하나은행 노조’가 출범한다.
조합원수는 하나은행이 6500여명으로 외환은행 5000여명보다 많다. 외환은행 조합원 가운데 일부 반발을 한다고 해도 과반수가 찬성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두 노조는 지난 6월 전산통합 성공 이후 8월경에 통합을 수면 아래서 논의했다.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통합위원장)선거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고 양 노조 집행부의 입장과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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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의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내년 1월 통합해 출범한다. 김근용(왼쪽)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이 집행부 통합 합의를 했다. <사진=KEB하나은행> |
이달 들어 양 노조가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서 지난 19일 통합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김창근 위원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의 임기가 연말에 동시에 끝나기 때문에, 어느 은행에서 통합노조위원장이 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양측은 내년 출범할 통합 노조집행부를 양 은행에서 ‘동수’로 구성하고 ‘공동위원장’ 체제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공동위원장 두 명은 임기 3년 동안 한 명이 번갈아 대표위원장을 맡아 집행부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EB하나은행 노조 통합은 두 은행이 합병한지 1년만에 일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노조통합 속도보다 빠르다. 두 은행은 2006년 4월에 통합했는데 노조는 1년6개월이 지난 2007년10월에서야 통합을 선언했다.
함영주 행장의 외환은행 노조 설득 노력이 컸다는 후문이다. 함 행장은 하나은행이 인수한 서울은행 출신으로 피합병은행 직원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직분위기와 사기진작에 힘을 쏟았다. 지난 7월에 관리자, 책임자, 행원 등 전 직급에 걸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인사 당시 출신과 상관없이 오직 영업실적을 고려한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를 실시했다.
함 행장은 “통합 노조 출범으로 인해 인사·급여 체계 등이 통합되고 구성원 간 갈등이 사라지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