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통화 충격 우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동면하던 글로벌 외환시장이 잠에서 깨나는 움직임이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5조달러 규모의 외환시장이 혼란 속에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 <출처=블룸버그> |
이른바 고수익률 통화가 변동성 확대로 인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15일(현지시각) JP모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통화의 3개월 평균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가 장중 10.9까지 상승, 1주일 전 9.6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선진국 통화도 마찬가지. 같은 기간 변동성이 9.7에서 10.4로 상승했다. 또 선진국 대비 이머징마켓 통화의 변동성에 대한 기대가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외환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울트라’ 통화완화 정책의 종료에 따른 파장을 가늠하는 데 머리를 싸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은행(BOJ)이 장기물 채권 매입을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산 매입을 단기물 채권에 집중하는 한편 장기 금리 상승을 용인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 최근 정책자들 사이에 QE 확대에 대해 소극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흔들어 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50%를 웃도는 상황.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난 8월 초 36%에서 50% 선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선진국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두드러지는 한편 외환시장까지 술렁이는 양상이다.
린턴 브라운 BNP 파리바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BOJ가 일드커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설득력을 얻고 있는 데다 ECB 역시 QE 확대를 기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 일드커브가 상승하면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고,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외환시장이 동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수익률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이머징마켓 통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남아공 랜드화와 멕시코 페소화가 지난 1개월 사이 달러화에 대해 각각 6% 선에서 하락했고, 같은 기간 호주 달러화는 2.5% 하락해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레이 아트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 외환 전략 헤드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의 확대에서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 때문에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통화에서 이 같은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