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3국 '베트남·인니·필리핀' 투자…연휴 기간 해외주식 전략
[뉴스핌=우수연 기자] 저금리·저성장에 지친 투자자들이 신흥국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거대 이벤트를 앞두고 있음에도 연초부터 신흥 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는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는 생각보다 쉽게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 그리고 기조적인 저성장·저물가·저금리 상황이 투자자들을 신흥국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그중에서도 'VIP 투자'로 불리는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필리핀(Philippines)은 높은 성장률과 탄탄한 내수시장, 그리고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고 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들 시장에 대한 구조적 전환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초부터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4~5년간 선진시장 대비 부진했던 신흥시장의 턴어라운드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VIP 신흥국 투자 포인트 <자료=신한금융투자> |
◆ 'VIP 신흥국', 연 5~6% 성장·젊은 인구·내수시장 탄탄
우선 베트남은 해외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국면이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도 적극적이다.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끌면서 작년 경제성장률은 6.7%에 달했다.
본격화되는 금융시장 개방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 작년부터 베트남 정부는 규제산업을 제외한 기업의 외국인 지분보유 한도를 100%까지 늘렸다.
이 연구원은 "베트남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아직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도 증시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주가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도 잇따른 경제정책 패키지에 힘입어 올해 5%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작년 당선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내놓은 '조코노믹스'의 골자는 인프라 확충, 행정 시스템 간소화, 외국인 투자 한도 완화, 소득 확대 등이다.
올해부터는 물가가 3%대로 안정되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여지도 생겼다. 인도네시아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도 아직 50% 수준에 불과해 향후 증시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민간소비가 GDP 대비 6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투자와 정부지출이 꾸준하기 때문에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5~6%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도약하는 호랑이(Rising Tiger)'로 불리는 필리핀도 2010년 이후 연평균 6.2%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무엇보다도 필리핀은 64%에 달하는 영어 사용인구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총 인구의 10%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외근로자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은 GDP의 9%에 달한다.
다만, 최근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탓에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다. 전문가들이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중장기 차원의 투자를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높은 성장성과 신흥국 내 상대적 안정성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며 "외국인 지분 완화 제한 움직임이 수급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전망이며, 향후 6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연휴 기간 해외주식 매매 어떻게 할까
국내 증권사들도 'VIP 신흥국' 투자에 주목하며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들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 최대 유제품 제조업체 비나밀크(VNM VN), 총 자산 기준 2위 은행인 베트남 외환은행(VCB VN) 등에 주목했다. 인도네시아는 담배 제조업체 한자야 만달라 삼포에르나(HMSP IJ), 필리핀은 부동산 개발업체 SM프라임홀딩스(SMPH PM) 등을 소개했다.
개별 종목으로 접근이 부담이라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신흥국 ETF 투자도 해 볼 만하다. 대표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시총 상위 99% 기업들로 구성된 ISHARES MSCI INDONESIA ETF(EIDO)가 있다.
한편, 추석 연휴기간(9월 14일~18일) 국내 시장은 문을 닫지만, 해외 시장은 거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오는 15일(목)에는 중국 시장(상해B, 심천B, 후강퉁)이, 16일(금)에는 중국(상해B, 심천B, 후강퉁)과 홍콩, 말레이시아 시장이 휴장한다.
미국, 일본 등 그 외 국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ETF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매매할 수 있다. 각 증권사 해외 주식 데스크가 대기하고 있으며, 전화 주문으로 해당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주문 이전에 해당 계좌에 외화를 넉넉히 보유해 두는 편이 좋다.
한 증권사의 해외주식팀 담당자는 "달러의 경우 일부 환전이 가능하지만 연휴 기간 환전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달러 혹은 해당국가 통화로 미리 환전해두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