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일감몰아주기로 성장...김 회장 자녀 경영승계 '첫 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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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빙그레의 계열사 '제때'(전 케이엔엘물류)가 빙그레 지분을 매입하고 나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김호연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한 제때는 빙그레의 냉장·냉동 제품을 운송하는 물류업체로 그동안 내부 거래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때문에 제때의 빙그레 지분 매입을 두고 경영 승계를 고려한 첫 발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때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빙그레의 주식 총 2만5483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제때의 빙그레 지분은 기존 1.70%에서 1.96%로 상승했다.
이는 제때가 지난 2007년 빙그레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첫 매수다. 이번 매수에서 제때는 약 13억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때의 빙그레 지분 매수가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제때가 이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라는 점때문이다.
제때는 김 회장의 장남인 동환씨가 33.4%, 장녀 정화씨가 33.33%, 차남 동만씨가 33.33%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자녀가 사실상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다. 때문에 제때가 빙그레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한 뒤, 상장 등의 방법으로 경영승계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제때는 빙그레의 물량을 통해 성장했다. 2007년 매출 324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빙그레와의 거래를 통해 지난해는 8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30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신장했다.
업계에서는 빙그레 오너 일가가 제때를 통해 빙그레의 지배 지분을 획득하거나 상장을 통해 경영승계의 자본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빙그레의 주주 구성은 김 회장이 1대 주주로 33.77%의 지분을 보유중이고, 이어 김구재단이 2.03%, 제때가 1.96%를 보유하는 구조다. 김 회장의 자녀들이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증여세가 발생한다. 결국 김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한 개인 법인의 가치와 보유 자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때의 빙그레 지분 매입은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앞둔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제때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반면 빙그레는 매출 정체를 겪으며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2, 3세의 개인 회사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하고 늘어난 자산가치를 통해 주요 기업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일은 주요 그룹사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형태”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