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명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빚은 마스터피스 ‘벤허’가 57년 만에 부활했다. ‘원티드’(2008)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새로운 ‘벤허’는 인물관계를 더 세밀하게 그리는 한편, 전차신과 해상신 등 작품 속 액션을 보다 호쾌하게 그려냈다.
추석연휴 하루 전인 13일 전야개봉하는 ‘벤허’(2016)는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이자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대서사시 ‘벤허’(1959)의 리메이크작이다. 찰톤 헤스톤과 스티븐 보이드가 출연한 원작은 제3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조연상을 비롯해 무려 11개 부문을 독식한 대작이다.
원작의 엄청난 후광과 부담이 공존하는 가운데 개봉을 앞둔 2016년판 ‘벤허’는 인물간의 이야기를 좀 더 촘촘하게 구성했다. 전작에서 얼굴만 비쳤던 예수의 비중이 늘고 대사까지 추가된 점이 인상적이다. 벤허와 멧살라의 인간적인 면, 특히 우정과 배신, 그리고 화해를 깔끔하게 연결한 전개가 특히 탁월하다.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만큼 화려하고 호쾌한 영화 속 액션은 한층 짜릿해졌다. ‘벤허’를 대표하는 해상 전투와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원형경기장의 전차신은 보다 웅장하고 장대하며 스릴이 넘친다. 컴퓨터그래픽이 변변치 않던 시절 엄청난 인력과 물량, 시간, 돈을 쏟아부어 완성한 전작의 웅대한 그대로 맛은 살리면서 한층 섬세해진 화면이 객석을 빨아들인다.
전작이 워낙 어마어마하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히 비교하며 보게 된다. 찰톤 헤스톤과 스티븐 보이드가 연기한 벤허와 멧살라는 잭 휴스턴과 토비 켑벨이 각각 열연했다. 두 사람은 원작 속 대배우들이 이룩한 업적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벤허와 멧살라를 창조했다. 두 배우는 저마다의 신념으로 인한 뒤틀린 우정, 복수와 화해라는 다양한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해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10분간 인터미션이 필수였던 222분짜리 원작과 달리 2016년판 ‘벤허’는 런닝타임을 123분으로 줄였다. 시간 면에서 보면 무려 100분가량 다이어트를 했지만 영화가 품은 장대한 이야기는 흔들림이 없다. 57년 세월을 거슬러 영화 팬들과 마주하는 새로운 ‘벤허’는 13일 전야개봉을 통해 베일을 벗는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