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해운 청문회 이틀째..한진해운 사태 추궁 집중포화 쏟아져
[뉴스핌=조인영 기자] '조선·해운업 구조 조정 연석 청문회' 둘째날인 9일은 '대우조선·한진해운 청문회'라고 할 정도로 양사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이날은 이번 사태와 연관이 있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민유성·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출석했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최 회장은 회사 경영 부실 초래와 자율협약 직전 한진해운 지분(96만7927주)을 전량 매각하면서 10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와 조세포탈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 전 행장은 대우조선이 지인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도록 당시 남상태 사장 등에게 여러 차례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민 전 행장은 남 전 사장이 연임할 수 있도록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은영 회장에게 "국가적 재난에 대해 책임 유발자로서 어떻게 책임을 지겠는가"라고 물었고 그는 침묵 끝에 "한진해운 사태에 대해 도의적으로 책임감을 깊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이 "고 조수호 회장이 평생을 닦아 만든 한진해운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라면 손 대지 말고 모든 걸 걸고 남편과 함께 한진해운과 죽겠다. 모든 것을 살리겠다 도와달라고 국민께 호소했다면 정부와 정치권으로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고개를 숙였던 최 회장은 이내 몸을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청문회 답변 중 오늘 북한 핵실험을 언급하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국가 비상시에 선박을 차출해 나가야 한다. 한진해운이 잘못되면 그 부분도 걱정스럽다"고 말한 뒤 울먹이며 "(제 주제에 걱정을 하는 것이 그렇지만) 그 부분도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주식 매각 전 비밀회동에 대해선 "식사한 적이 없다. 그 분들이 여기 다 나와계신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한진해운과 채권단 협의가 결렬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진해운이 부족한 1조3000억원 대신 5000억원만 들고 나온 것에 대해 "한진해운이 대마불사(대형 회사는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를 믿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하며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은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진해운은 죽여서는 안되는 회사"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지급보증 동의하고 국회가 승인한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낙하산 인사, 무너진 내부 통제 등의 질타도 이어졌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은 권력의 비호를 받은 낙하산이 제도를 무시하고 폭력적·기만적 경영을 한 경우고, 한진해운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경영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한국의 재벌경영 위험성과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은 대우조선이 어떤 이유로 망가졌다고 묻는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내부적인 통제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고, 그 여파로 관리감독을 해야할 산업은행에서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할 수 없던 여건이 형성됐다"고 답했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사람의 문제냐, 제도의 문제냐 지적하지만 저는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남상태 사장) 선임은 잘못됐고, 특히 연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감사인 지정제도 적용대상 확대 필요성을 묻는 질의에 "금융위원회와 회계업계, 기업대표가 모여 회계제도 개혁 TF를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지정감사 확대 문제 등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필요한 내용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어제 청문회가 끝나고 회계감사제도에 근본적인 개혁방안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같이 논의했다. 저희도 안을 내겠다"고 답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대우조선 정상화는 단기와 중장기적으로 나눠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 연말까지는 자금 수지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단계는 최종적으로 민영화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만 된다면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민영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하며 "보다 효율적인 경영체제가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대우조선의 최종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성립 사장도 "대우조선의 수주 잔량이 세계에서 제일 많고, 2018년 1분기까지 선박건조 작업장(야드)이 꽉 차있다. 지켜봐 주신다면 분명히 약속드릴 수 있다"며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