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R&D 감안해도 순익 '마이너스'
솔라시티 인수·모델X 수요 둔화…3Q 실적 '우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종목코드: TSLA) 주가가 극심하게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탠필캐피탈은 최근 발표한 투자자 레터에서 테슬라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가 실제 판매 중인 전기차는 소수에 그치는 반면 비용은 지나치게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테슬라는 지난 2분기에 2억9320만달러(약 32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1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번 손실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의 손실액인 1억8420만달러보다 59% 늘어난 것이다.
테슬라가 미래를 위해 투자한 '설비투자' 액수를 다시 더해준다고 해도 순익은 여전히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필캐피탈은 테슬라의 지난 2분기 순손실 액수에 설비투자 금액의 대용치인 감가상각 비용을 더해줬음에도 차 한 대당 1만2044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분석했다.
성숙기에 이른 자동차 회사들이 매출의 5%를 통상 설비투자로 지출하면서도 순익이 플러스인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수익성은 형편없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테슬라의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에 R&D 비용으로 차 한 대당 약 1만3300달러를 지출했다. 독일 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 포르쉐가 작년에 R&D로 지출한 1만800달러보다 2500달러 많은 액수다.
스탠필캐피탈은 테슬라와 다른 업체들 간의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제표에 일부 조정을 가했다. 테슬라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R&D 지출도 포르쉐 수준으로 낮췄으나, 테슬라는 여전히 2분기에 차 한 대당 9544달러의 손실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현재 테슬라가 판매 중인 7만달러 짜리 중형세단 '모델S'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모델S의 반값인 '모델3'의 경우에는 손실 규모가 이보다 더 커질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도 스탠필캐피탈은 테슬라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전환사채와 관련해 4억1100만달러의 현금 지출이 발생했던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기차 모델S와 모델X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테슬라가 지난 2분기에 이미 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다음 3분기에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우려된다고 했다.
아울러 스탠필캐피탈은 테슬라가 지난 6월에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한 사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솔라시티가 지난 8월에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 25억달러로 나온다.
스탠필캐피탈은 "테슬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대규모 손실이 '미래를 위한 투자'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테슬라는 주가에 거품이 가장 많이 낀 주식"이라며 "우리는 테슬라 주식에 대해 매도(숏) 입장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