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일본 제외 亞 기업 발행액 전년 대비 2배 급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이 지난달 강력한 금리인상 의지를 밝힌 데 따라 아시아 기업들이 분주해졌다.
실제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양상이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기업의 달러화 회사채 발행 규모가 140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과 2014년 8월에 비해 두 배 급증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8월이 자금시장의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채권 발행 열기는 지극히 예외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연준 정책자들의 매파 발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윌리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의장 역시 금리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이에 대해 9월뿐 아니라 연내 두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발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초저금리 상황에 안주하고 있던 기업 경영자들이 앞다퉈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날 JP모간에 따르면 투자 등급 아시아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리는 평균 3.38%로, 연초 대비 84bp 하락했다.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 금리 역시 같은 기간 161bp 급락, 최근 6.41%까지 떨어졌다.
폴 오 UBS 아시아 채권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며 “지난달 아시아 기업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아시아 기업의 달러 회사채 발행 총액은 1267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9년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올 들어 국내외 변수들로 인해 손발이 묶이는 모습을 보이자 아시아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 초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결과다. 이에 반해 지난달 상황은 급반전을 이룬 셈이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30%를 밑도는 상황이다. 반면 12월 가능성은 55%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충격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데다 자산 버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책자들이 받는 통화정책 정상화 압박도 높아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2일 발표되는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룰 경우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