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기준 1257조원..전분기대비 33조 늘어
가계대출도 역대 최고..2금융권 대출 사삼처음 10조원대 증가
[뉴스핌=허정인 기자] 가계부채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엔 2금융권 가계대출도 가세해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는 주택 공급 물량을 줄여 부채를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 빚 총액은 1257조3000억원이다. 전분기보다 33조6000억원 늘었고 전년 동기보다는 125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 증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
33조 증가액의 대부분은 가계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인 119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조9000억원(2.8%)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었다. 이상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주택 매매 거래 활성화로 주담대 증가 폭이 컸다”면서 “다만 계절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작년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갈 때와 비교하면 그 추세는 비교적 수그러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9조원으로 1분기 12조6000억원에 비해 6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 추세도 문제지만 가계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대로 뛰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부채 잔액은 전 분기 대비 10조4000억원이 늘어 266조6000억원이 됐다.
2금융권에서의 주택을 담보로 돈 빌리는 사람이 늘었다. 10조4000억원 증가분을 이끈건 5조5000억원의 주담대 증가분이다. 이상용 팀장은 “시중 은행의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져서 2금융권으로 대출자들이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협의체가 이날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은행과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가계부채TF는 '가계부채 현황 및 관리방향'을 통해 주택 공급 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소득 심사 등 금융규제로는 가계대출이 줄지 않아 주택 물량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TF관계자는 “현 가계대출 증가는 대부분 집단대출 증가로 이뤄져 있어 주택 물량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면 가계부채 증가도 잡힐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주택 공급 물량은 줄어드는 이미 추세인데다가 현존하는 부채를 줄일 대책이 빠져 있어 본질을 비껴갔다는 평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여보자는 의도 같은데 이거 갖고는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다”며 “이미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가 가계부채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과연 의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