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묻지마식 추경 안돼" vs 여 "추경 포기" 언급
[뉴스핌=이윤애 기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와 청문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야는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 심사 중단 뒤 수차례에 걸쳐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및 여야 원내수석 간 회동을 통해 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여야 3당은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고, 23~25일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각각 이틀씩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사진=뉴시스> |
하지만 여야 기재위 간사 간 청문회 증인채택을 위한 사전 협상에서 야당이 요구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등 이른바 '최종택'의 증인 출석에 대해 여당이 수용할 수 았다며 맞서며 정국이 급냉각됐다.
여야는 이날까지 예결위를 재가동하지 않았고, 오는 22일 추경 처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추경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와 소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 이를 위한 시간이 남지 않았다.
이에 여야 3당은 각기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22일까지 본회의 처리가 안 될 경우 추경을 포기하겠다는 '추경포기' 카드를 꺼내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당은 22일이라는 (추경안 국회 처리) 마지노선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마지노선을 넘긴다면 본예산으로 돌려서 다시 예산을 편성하는 것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도 "최경환 전 부총리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은 본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2일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뉴시스> |
더민주도 증인 채택 부분이 합의 되지 않는다면 추경 처리 역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동시에 기재위와 정무위의 개별 청문회를 연석 청문회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국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해 대우조선해양의 오늘날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샅샅히 규명해야만이 구조조정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문제를 책임지고 담당했던 사람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당에 증인 채택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경을 요청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경안을 통과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따르면 박완주 원내수석이 안종범과 최경환을 빼주는 대신 연석 청문회 변경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원내수석은 "3당 원내대표 간 합의한 대로 가야한다"고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연석청문회는 당초 선(先)추경, 후(後) 청문회가 결정되던 과정에서 야당이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 연석청문회는 채택 않는 것으로 합의하고 합의서까지 작성했는데 그 얘기를 다시 들고나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입장을 조금씩 반영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소한의 필요 증인을 먼저 채택 후 예결위를 재가동 한뒤 '최종택' 증인 채택은 후에 논의하자는 것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전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오늘은 우상호 원내대표와 접촉해 최소한 필요 증인을 먼저 채택하고, 또 당신들이 원치 않으면 '최종택 트리오'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하자. 그 대신 일부 채택을 시키면서 예결위를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만약 증인이 오늘이라도 합의가 된다고 하면 어차피 '후(後) 청문회'고, (더민주) 전당대회나 (새누리당) 워크샵 등이 있기 때문에 9월 초에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