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證 관계자 "M&A 발언, 그룹과 교감 있었을 것"
삼성생명, 삼성증권 지분 매입에도 증권 매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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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이광수 기자]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대형사 인수합병(M&A)'를 언급하면서 진의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 추가 매입 이슈까지 겹치면서 다양한 추측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매각설 등으로 어수선해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발언이었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 대표가 그룹 내에서 갖는 위치와 평소 성격 등을 고려한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만도 없다는 평가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7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
◆ "한화證 대표 '대형사 M&A' 발언, 결코 실언 아니다"
한화증권 내부에서는 여 대표의 '대형사 M&A' 발언이 결코 실언은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공식적인 간담회에서 회사 대표의 언급에 실리는 무게감에 대해 M&A 전문가인 그가 모를리 없다는 게 공통된 판단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사장님은 절대로 즉흥적으로 말씀하시는 분이 아니다"라며 "분명 그룹쪽과 교감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 혹은 단기적 차원에서의 언급인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 "기자간담회 때도 즉흥적 대답이 아니라 본인의 평소 소신을 말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한화증권 관계자도 "내부에서는 분명 여 대표가 임원들을 모아 인수합병 관련 얘기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는 이전에 삼성 계열사 M&A 때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이라 그룹사 차원에서 어떤 교감은 있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최근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내놓으며 '증권사의 대형화'를 유도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 대표의 발언은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증권업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금융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한화투자증권의 경쟁력 강화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한화투자증권이 자신보다 덩치 큰 대형사를 인수할 경우 그룹내에서 증권의 위상은 한층 높아진다. 특히 생명보험업계 선두인 한화생명과의 시너지도 기대돼 한화 금융계열사 차원에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데에도 효과적일 것이란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선 대형금융사(한화생명)가 있고, 손보도 중위권을 유지하는 회사이기에 괜찮은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분명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룹 내에서도 금융계열사를 강화한다는 취지나 명분을 세우기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생명 지분 매입에도 삼성證, 매각설 '솔솔'
공교롭게도 여 대표의 'M&A' 발언 하루 뒤인 지난 18일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8%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일반적으로는 이번 지분 매입을 삼성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사로의 전환 과정과 삼성증권 매각을 위한 밑작업,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금융업종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매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매각을 위한 지분 확보로도 볼 수도 있다"며 "삼성 측에서 상황에 따라 두가지 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같이 PBR 1배 이하의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하면 장부가보다 낮은 시가에 사서 매각 때 이윤을 남길 수 있고, 경영권 확보 측면에서도 지분율을 높여서 팔아야 인수하는 입장에서도 M&A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삼성과 한화의 '빅딜'에서 여 대표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어주고 있다. 여 대표는 한화그룹 내 금융통으로, 지난 2014년 삼성의 방산·화학 계열사 인수 당시 핵심 실무 책임자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적자를 메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않고, 과거 푸르덴셜증권 인수에 대한 성과가 낮게 평가된다는 점에서 실제적인 인수를 위해선 그룹 차원의 용단이 필요해보인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M&A 선례를 비춰보더라도 삼성이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모든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극소수를 제외하곤 실체적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추후 삼성증권 보유 자사주(10.94%)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는 등 실질적 움직임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각설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이광수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