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매맷값 입주시기ㆍ입지ㆍ브랜드와 무관
[뉴스핌=김승현 기자] 서울 뉴타운이나 수도권 택지지구와 같은 대형 개발사업지구에 입주하려면 초기 분양 물량을 서둘러 잡는 게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 뉴타운(재정비 촉진지구)에 들어선 아파트들이 입주시기와 입지, 브랜드와 상관없이 비슷한 매맷값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른바 '뉴타운 시세'로 불리는 매맷값이 같은 뉴타운에 들어선 아파트들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기 분양한 단지들이 후속 분양 단지들보다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이들 단지는 후속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낮았던데다 신도시 시범단지와 비슷하게 해당 지구 내 입지조건이 우수한 곳에 지어졌기 때문으로 꼽힌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서 초기에 분양한 ‘길음뉴타운6단지’ 전용면적 59㎡는 이 달 4억6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2억340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가의 2배에 가까운 2억26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2007년 8월에 분양한 ‘길음뉴타운9단지’ 전용 59㎡도 현재 매매가는 6단지와 비슷하다. 이 단지는 3억4400만원 수준에 분양돼 웃돈은 1억1600만원이 붙었다. 길음뉴타운 단지별로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되며 초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된 6단지가 더 높은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다.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조성 초기인 지난 2007년 12월 분양한 ‘상림마을 8단지 롯데캐슬’ 전용 84㎡는 현재 5억42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 단지 분양가는 3억3500만원으로 2억7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반면 지난 2009년 7월 분양한 ‘은평뉴타운 마고정 동부센트레빌’ 전용 84㎡는 3억4700만원에 분양돼 1억8800만원이 오른 5억35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2구역에서 지난 2011년 12월 분양한 '텐즈힐' 전용 84㎡는 6억1300만원 수준에 분양됐다. 최근 7억6000만원 수준에서 손바뀜이 일어났다. 그보다 늦은 2015년 3월 분양한 3구역 '센트라스' 전용 84㎡는 6억6800만원에 분양했다. 최근 분양권이 최고 7억5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타운 선도 단지들이 후속 단지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은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곧 두 단지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또한 초기 분양 단지들이 해당 뉴타운 내 입지조건이 우수한 곳에 지어진다는 점도 호재다.
뉴타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길음이나 왕십리 등 초기에 고생한 뉴타운 단지들이 후속 단지가 따라붙으며 집값이 더 뛰었다”며 “장위뉴타운에 래미안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변 주택이나 분양권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본격적으로 꾸려지는 뉴타운은 전체적으로 단지 시세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어 저렴하게 공급된 첫 분양단지들이 높은 프리미엄을 누린다”며 “또 뉴타운 첫 단지는 지구 중앙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은데 뉴타운 상권이나 공공기관과 같은 생활편의 인프라가 그 주변에 조성돼 입지가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